‘30%대’ 갇힌 이재명, 호남서도 경고음…與내부 자성 목소리

李 경선 종료 후 지지율 30%대서 '제자리걸음'
"매운맛 버전 좌파 정책들, 李 스스로 디스하는 캠페인"
尹 호남 지지율 20%, 텃밭에서 감지되는 경고음
"집토끼 지키는데 힘 쏟아야" 자성 목소리도
  • 등록 2021-11-16 오후 4:27:30

    수정 2021-11-16 오후 9:14:56

[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30%대’ 벽에 가로 막혔다. 야당 유력 주자가 경선을 거치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지만, 이 후보는 제자리에서 이를 지켜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 후보의 강점을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단점을 있는 부각시키고 있는 현 상황이 ‘박스권 지지율’의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尹 치고 올라갈 때, ‘30%대’서 멈춰선 李

지난 1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 이 후보는 32.4%의 지지율을 기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45.6%)에 13%포인트 이상 격차로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경선이 끝난 직후 이 후보의 지지율이 32.0%였고, 같은 기간 윤 후보의 지지율은 10%p 이상 뛰어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는 지난 한 달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다른 대부분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30%대 지지율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추진력과 행정경험이라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 이 후보 특유의 강점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자극적 정책을 남발하는 단점이 더 많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주 4일제와 외식업총량제, 재난지원금 등 이 후보의 발언은 (외연을 넓히기 힘든) ‘매운맛 버전의 좌파 정책들”이라며 “이 후보 본인이 스스로를 ‘디스’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 지지율 격차가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 후보와 민주당이 내놓는 정책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는 청년층에게 와닿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재 20대 청년들은 정치적 충성도 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맞게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복지보다는 일자리나 경제성장 등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근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제시하는 정책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를 방문, 김 전 대통령의 1대1 크기 사진과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尹 호남 지지율 20%, 텃밭에서 감지되는 경고음

더 큰 위기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호남지역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열세 지역인 TK와 PK를 연달아 방문하며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는 동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호남 민심의 틈을 파고들어 2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당시 호남지역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이 후보는 호남 민심을 고려해 ‘당내 대사면 카드’를 띄웠지만 좀처럼 당내 반향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윤 후보가 남원·임실·순창 출신 무소속 재선인 이용호 의원과 회동을 가지며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전북에서 국민의힘과 윤 후보의 지지율이 20%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전북의 2030에서도 우리 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북이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자만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전과는 다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호남 지역구 민주당 의원은 “원래도 호남에 국민의힘 지지 그룹이 있긴 했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 경각심을 갖고 내부 결속을 다질 필요가 있다”며 “호남 특보를 두는 등 집토끼를 지키는데 모든 방안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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