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포스트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에 대해 ‘최초의 본격 드론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았는데 공격의 주체는 우크라이나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드론’이 새로운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외신들은 대체로 우크라이나의 보복이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러시아도 드론을 전쟁터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러시아군 드론 28대를 동원해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란제 자폭 드론인 ‘샤헤드-136’을 도입해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론 공격이 적극 활용되는 배경으로는 경제적 이유가 꼽힌다. 샤헤드-136의 경우 대당 가격이 2만 달러(약 2600만원) 내외로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미사일에 비하면 저렴하다. 비행가능 거리도 2000km에 달해 아군의 인명 피해 없이 적의 후방 공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휴전 압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독자적 공격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쟁이 군사용 드론의 시험장이 되는 배경이다.
과거 드론은 공격보다는 정찰의 성격이 강했다. 이스라엘이 1970~80년대 중동 국가들의 방공망 식별을 위해 정찰용 드론을 개발하면서 전쟁 무기로서의 드론의 시대가 열렸다. 이스라엘의 성공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드론 개발에 나섰다. 미국은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 때 드론을 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드론의 효율성이 입증되면 세계 각국이 드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드론에 자율비행 장치 등을 덧붙이는 최신형 살상무기의 등장도 우려된다.
러시아군 총사령관을 역임한 퇴역 장군 유리 발루예프스키는 올해 발간한 선진 군사 전략에 관한 책에서 드론전을 “현대전의 진정한 상징”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