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과의 전쟁`에 칼 뺀 한은…아·태 주요국 중 첫 금리인상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2년 9개월래 처음
빚투·집값 파이터로 변신..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 등록 2021-08-26 오후 4:15:17

    수정 2021-08-26 오후 9:24:23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했다. 작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주요 국가들 가운데 첫 번째로 단행한 금리 인상이다. 한은이 빚투(빚을 내 투자)·집값 파이터로 변신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높아진 연 0.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리랑카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 중 처음이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 달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고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고승범 전 금통위원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총재 포함)이 회의에 참가했는데 이 중 주상영 위원만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지만 나머지 5명 찬성으로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 달 6일 이후 두 달 가까이 매일 1000~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미치는 소비 위축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4.0%, 3.0%로 유지했다.

반면 빚투를 통한 집값 상승을 억제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대로 낮은 상황에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단 등 과감한 거시건전성 대책이 나옴에도 빚투 증가세가 여전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가계부채는 6월말 1805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70조원 가까이 급증, 역대 최대 증가세를 보였고 집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무려 27% 상승(올 6월), 세계 1위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를 인상하면) 경제주체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위험 선호 성향을 낮추게 돼 이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 주택 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자산시장 자산쏠림,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론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사상 최저 초저금리인 0.50%를 탈피한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 총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서두르지도 않으나 지체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금통위가 10월, 11월 두 차례 예정된 만큼 연내 최소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통제가 안 되고 부동산시장이 많이 불안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금리를 한 번 올리고 끝날 일은 아니다”며 “연내 추가로 올리고 내년까지 총 세 번 올리더라도 기준금리가 1.25%인데 이 역시도 완화적인 수준(경기·물가대비 낮은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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