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회복…이머징 통화도 상승
터키 쿠데다가 발생하자 24시간 돌아가는 외환시장에서 즉각 반응이 나타났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급등하고 터키 리라화는 급락했다.
하지만 쿠데타가 ‘6시간 천하’로 끝나면서 금융시장 상황도 바뀌었다. 1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엔·달러 환율은 오후 3시쯤 105.44~45엔으로 전장대비 0.62% 올랐다. 그만큼 엔화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터키 리라화는 이날 2.6% 올랐다. 지난 15일 4.6% 하락했지만 낙폭을 절반 가량 만회한 것이다.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이머징 마켓 통화도 대체로 상승했다. 쿠데타 소식에 2.4% 하락했던 남아공 랜드화는 이날 1.7% 상승했고 멕시코 페소화는 0.6% 올랐다.
글로벌 증시도 마찬가지다. 쿠데타 이후 가장 먼저 문을 연 중동 각국 증시는 17일 일제히 상승했다. 중동 증시는 이슬람 문화에 따라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개장하고 금요일과 토요일 휴장한다.
이어 18일 열린 호주 증시는 0.52% 올랐고, 한국과 대만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증시는 약보합에 머물렀다. 일본 증시는 이날 ‘바다의 날’로 휴장했다.
안전자산 급등은 주춤
급등했던 대표 안전자산 금은 하락했다. 17일 세계 표준시로 새벽 5시23분 현재 금 현물은 온스당 1328.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한때 전장 대비 0.7% 하락한 1323.7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가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영국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20센트 오른 47.81달러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45.98달러로 보합에 머물렀다.
비얀 라이 내셔널호주은행(NAB) 이코노미스트는 “터키는 대규모 산유국도 아니고 대규모 소비국도 아니다”라며 터키 쿠데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터키 경제 우려는 여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한 주 금융시장이 시작되기 전에 쿠데타 진압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보였지만 터키 경제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정국 불안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올 들어 총선만 2번을 치르면서 총리가 축출되기도 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다. 여기에 잇단 테러와 쿠데타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자본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터키로서는 정국 불안은 곧 투자 급감과 성장부진과 동의어다. 달러 유입의 주된 원천이었던 관광객이 급감하는 것도 문제다.
이를 의식한 터키 중앙은행은 해외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17일 “은행권에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메흐메트 심섹 터키 부총리 역시 “터키는 빠르게 평상시로 돌아가고 있다”며 “거시 펀더멘털이 견조하지만 필요하다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인은 3290만명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및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으로 관광객 증가를 기대했던 터키는 잇단 테러와 쿠데타로 인해 기대를 접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