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라오스 대사 “남북한 관계 개선에 역할 하고 싶어”[대사열전]

쏭깐 루앙무닌턴 주한라오스 대사 인터뷰
라오스 전략 중립외교...남북 모두와 관계 유지
남한 라오스 투자 5위, ODA 3위 공여국
개발원조 넘어 경제협력 파트너 도약 희망
'베트남+1' 전략기지로 라오스 매력
올해 라오스 방문 한국인 20만명 돌파 기대
  • 등록 2024-08-22 오후 4:47:43

    수정 2024-08-22 오후 7:03:06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우리는 남·북한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고 싶다.”

쏭깐 루앙무닌턴 주한라오스 대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은 매우 친근한 나라로 라오스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남한은 라오스의 네 번째로 큰 투자국이고, 라오스에 가장 큰 원조를 제공한 국가 중 한 곳”이라고 남북한 모두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깐 루앙무닌턴 주한 라오스 대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중립외교 표방…북한 비핵화 지지”

라오스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지금도 중국, 베트남, 태국 등 큰 국가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 이에 생존을 위해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않는 전략적 중립외교를 펼쳐왔다.

쏭깐 대사는 “라오스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과 인접해 있는 한국과 유사점이 있다”며 “라오스는 중립 외교정책을 펼치며 아세안 연합 간에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정신인 연계성(connectivity)과 회복력(resilience)을 소개하며 아세안이 협력을 통해 공동 번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아세안 지역의 평화를 강조하며 영내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 등을 지지한다고 했다.

쏭깐 대사는 “1970년대만 하더라도 이 지역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아세안은 핵무기 비무장을 지향하고 있고,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세안 계기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의장 성명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규탄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 입장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 사이의 의견 조정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한국은 북러 군사협력이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부 나라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군사협력에 대해서도 유사하게 본다”고 했다.

한국은 올해 10월 라오스에서 개최 예정인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CSP)’를 수립할 계획이다. 쏭깐 대사는 “한-아세안 관계를 CSP로 격상하는 것은 호주, 중국, 미국, 인도, 일본에 이어 6번째”라며 “아세안은 한국의 지원과 관심, 헌신에 감사하고 있다. 한-아세안은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모든 측면에서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韓과 개발원조 관계 넘어 경제 협력 파트너로 도약 희망”

라오스는 전통적인 북한의 우방국으로 유명하다. 김일성 시대부터 북한은 라오스와 관계를 시작했고,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았다. 라오스와 북한의 수교 역사는 오래됐지만 경제협력과 공적개발원조(ODA) 등 분야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라오스의 3위 ODA 공여국이자 5위 투자국이며 4위의 관광객 유입국이다.

쏭깐 대사는 “부영그룹, SK건설 등 한국 대기업이 라오스의 은행, 건설 등 분야에서 진출했다”며 “코라오 그룹의 경우는 금융, 자동차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국 기업의 진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베트남+1’ 전략기지로 라오스로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베트남의 인건비 상승, 캄보디아의 강성노조, 미얀마의 정세 불안 등으로 젊은 노동력과 값싼 인건비를 자랑하는 라오스는 아세안의 대안지로 부상하고 있다.

쏭깐 대사는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 등이 ‘태국+1’ 전략을 통해 라오스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며 “한국 기업도 이런 유사한 방식으로 라오스에 진출한다면 라오스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깐 루앙무닌턴 주한 라오스 대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한국이 메콩우호국(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을 위해 개발협력에 기여온 것에 대한 감사함도 표했다. 쏭깐 대사는 “한국은 메콩 지역의 지원자 중 하나로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고, 2019년부터는 장관급 회의를 정상급 회의로 격상해서 개최하고 있다”며 “수자원 인프라, 기후변화 대응, 산림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2011년 첫 한-메콩 외교장관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한-메콩 협력을 지속·발전시켜 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한-메콩 협력기금은 2022년 500만달러에서 2027년부터 1000만달러로 증액할 계획이다.

쏭깐 대사는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라오스에서 폐수처리, 건강, 농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지뢰와 폭발물 제거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ODA뿐 아니라 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을 통해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많은 한국 기업이 라오스에 진출해 고속도로 등 인프라 개발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라오스 방문 한국인 관광객 20만명 최초돌파 기대

라오스는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동남아 대표 국가 중 한 곳이다. 올해는 1분기 기준 한국인은 9만1517명이 방문했고, 올해 연간기준 사상 첫 20만명 방문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쏭깐 대사는 “한국에 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 등 도시가 많이 알려져있다”며 “세계문화유산 도시인 씨에쿠앙의 항아리 평원, 남부 참파삭주 왓푸 사원 등 아직 한국인이 방문하지 않은 역사적인 장소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다”고 라오스 관광지를 추천했다.

이어 “한국 배우 정태우가 최근 라오스 관광 관련 홍보 유튜브를 촬영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관광객이 늘길 희망한다”며 “10월부터 3·4월이 라오스 관광 성수기다. 10월부터 무안~라오스 노선이 운항하는만큼 더 많은 한국인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오스인은 현재 한국에 400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 6~8개월 동안 일하는 계절 노동자와 EPS(고용허가제) 노동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쏭깐 대사는 “많은 한국 사람 은퇴자들이 생활비가 저렴한 라오스로 오고 있고, 라오스인은 최저임금이 높은 한국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이 이민을 개방해준다면 농수산업에 일할 사람이 부족한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쏭깐 루앙무닌턴 대사는…

△1964년 출생 △2008년 라오스 유엔대표부 부대표 △2011년 라오스 외교부 경제부 차관보 △2015년 라오스 외교부 경제국장 △2019년 주필리핀 라오스 대사 △2022년 주한 라오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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