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①]스마트폰 삼성·애플 리더십 ‘휘청’에 中업체 약진

  • 등록 2016-12-21 오후 2:27:31

    수정 2016-12-26 오전 8:45:50

갤럭시노트7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는 삼성 ‘갤럭시노트7’의 폭발 이슈가 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뒤흔든 해였다. 삼성은 물론 애플까지 예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최근 수년간 약진을 보인 중국업체들 사이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춘추전국’ 시대로 가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에 2016년은 지우고 싶은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7’ ‘S7 엣지’의 대성공으로 쾌조의 출발을 기록했다. ‘갤럭시 A·J’ 시리즈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익성까지 향상되면서 2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매출은 26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4조3200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이 영업이익 4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2년 만이었다.

그러나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7’은 삼성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끌고 갔다. 홍채 인식,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하며 ‘사상 최강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노트7이 잇달아 폭발하면서 사상 초유의 스마트폰 리콜이 단행됐다. 리콜 후에도 폭발 이슈가 잦아들지 않자 삼성은 결국 출시 한 달 만인 10월12일 제품 단종을 선언했다.

전략 제품 단종의 여파는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 IM부문 3분기 매출액은 22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95% 감소하며 영업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6년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600만대로, 2015년 3분기의 8400만대보다 9.5%나 급감했다. 2016년 4분기에 이어 2017년 1분기까지 어려운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이 휘청인 덕에 애플은 9월 출시한 ‘아이폰7’으로 반대급부를 일부 누렸다. 노트7이 없는 프리미엄폰 ‘무주공산’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꺾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폰7’에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20여만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을 별도로 출시하는 납득이 가지 않는 행보를 보이면서 상당수 애플 고객도 등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16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4551만대로 전분기보다는 12.7% 증가하지만 전년 대비 5.3%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쪽에서는 ‘왕서방’의 약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출하량 기준 화웨이는 전년비 22.6% 증가한 3360만대로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오포(Oppo)는 100% 증가한 2600만대, 비보(Vivo)는 무려 115.7% 증가한 2200만대를 각각 기록하며 4~5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100만원대가 넘는 스마트폰 ‘P9’, ‘메이트9’ 시리즈로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가 아닌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 BBK그룹의 자회사로 형제 격인 오포와 비보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오포는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6.6%를 차지하며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비보는 16.2%로 2위에 올랐다. 두 회사 모두 1년 새 점유율이 두 배나 증가했다.

한편 LG전자(066570)는 2016년 3월 카메라, 오디오 등 여러 가지 모듈을 떼었다 붙일 수 있도록 한 세계 최초의 착탈식 스마트폰 ‘G5’를 통해 바람을 일으켰으나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말았다. 수율 문제로 제때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며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2016년 3분기까지 6개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3분기에 출시한 ‘V20’의 경우 고음질과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출시 열흘 만에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노트7 공백을 파고들었다.

팬택은 6월 ‘스카이 IM-100’을 통해 1년 7개월만에 복귀를 알렸다. 2015년 직원 대다수를 권고사직하고 법정관리를 졸업, 쏠리드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요 모델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80%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구글은 10월, 최초로 직접 제작한 스마트폰 ‘픽셀’을 출시하며 삼성과 애플 양강체제를 정조준했다.

2017년에는 경쟁 양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8’과 애플 ‘아이폰8’, 구글 ‘픽셀’ 차기작은 물론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까지 시장 주도권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과 구글,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서비스를 본격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로 하면서 ‘AI’가 2017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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