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반쪽 사면 아쉬워.. 시장은 기대감

  • 등록 2015-08-13 오후 3:13:52

    수정 2015-08-13 오후 4:17:10

[이데일리 김현아 이재호 박종오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14명, 중소·영세 상공인 1158명을 특별사면·복권 조치 하자, 경제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사면 폭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데 대해 강한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입찰 담합 등을 저지른 SW사업자 100개와 2200개 건설사들에 내려진 입찰제한 해제가 포함되면서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단행한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특별사면 명단에는 재계 총수 중 최태원(55) SK그룹 회장만 포함됐다.

같은 죄목으로 복역 중인 동생 최재원(52) SK그룹 부회장, 김승연(63)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4) 전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1) 전 LIG건설 부사장 형제도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롯데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국민 정서를 건드리면서 사면 대상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현중(65) 한화그룹 부회장, 홍동옥(67) 한화그룹 여천NCC 대표 등도 경제인 특별 사면 및 특별복권 대상자로 확정됐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사면은 정말 잘 된 일이다”라면서도 “국민 대통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 기업인들에 대한 큰 폭의 사면을 기대했으나 소폭에 그쳐 아쉽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현재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이라 계열사들의 구체적인 경영 내용들을 챙기는 데 답답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포함됐다면 그룹 경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삼성과의 빅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 수주 등을 성공시키며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이 사면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투자를 더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아쉬움이다.

LIG 구본상 전 부회장 등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서도 범 LG가에서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또한 사면 대상이 극히 제한되면서 재계에서는 대놓고 축하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9월 재판을 앞둔 CJ나 효성도 편치 않은 분위기”라면서 “엔저보다 위안화 절하 사태가 더 큰 문제다. 요우커들이 한국 제품을 비싸게 구입하게 되는등 하반기 경영 환경이 더 어둡다”고 우려했다.

재계는 이번 사면이 ‘반쪽’이라고 걱정하면서도 SW나 건설업계의 입찰 참가 제한이 풀린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품수수 등 중대 위반을 뺀 올해 8월 13일 이전에 받은 SW사업자에 대한 입찰 제한 처분을 처음 해제했고, 건설사에 대한 입찰 제한 처분도 올들어 네번째로 풀었다.

이번 조치로 SW 100개사(중소기업 83개, 50억 미만 영세 기업 46개)가 수혜를 입고 건설 관련 업체 2008개 사와 기술자 192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관계부처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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