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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관위는 12일 오전 전날 진행된 2차 TV토론과 관련해 원희룡·한동훈 후보에게 당헌당규 위반으로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를 가했다고 밝혔다. 당 선관위는 두 후보가 당규상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5조 1항과 39조 7호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선출규정 5조 1항은 ‘후보자 및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자는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이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며, 후보자의 정견을 지지·선전하거나 이를 비판·반대함에 있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및 당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금지되는 선거운동을 규정한 선출규정 39조는 7호에서 ‘후보자 비방 및 흑색선전, 인신공격, 지역감정 조장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내대표까지 ‘자해·자폭 전대’ 언급
당 선관위의 이번 조치는 경고 조치에도 불구하고 후보 간 이전투구가 격화되며 전당대회가 혼탁해지는 데 따른 조치였다. 11일 진행된 2차 TV토론은 당 안팎에서 ‘자해·자폭 전당대회’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후보들 간의 대립이 극에 달한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토론회를 앞두고 당 선관위가 “현재의 논란이 확대 재생산될 시 선관위는 당헌·당규상 명시된 제재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를 내놓았지만 이전투구 양상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이다.
서병수 당 선관위원장은 12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어제 TV 방송토론회에서 후보들 간의 토론이 너무나 격화된 까닭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우리 국민의힘 지지자들, 국민들이 굉장히 걱정스러워한다”며 “후보들끼리 그런 갈등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오늘 이 시간부로 자중하시고 멀리 내다보시고 인내와 관용으로 우리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그런 토론을 해 주십사 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韓 “내가 네거티브 공격한 게 하나라도 있었나” 불만
당 지도부도 후보들에게 비방 자중을 당부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예의를 지키고 자신부터 성찰하고 남을 존대하고 대의와 명분을 중히 여기는 선비정신 이것이 바로 우리 당이 지켜 온 우리 당의 정신”이라며 “도를 넘는 비난과 비방은 우리 서로서로 삼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당 선관위의 주의 조치와 당 지도부의 호소에도 이전투구 양상이 뒤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당 선관위의 주의 조치에도 소셜미디어 글과 캠프 논평을 통해 또다시 공세를 이어갔다.
한 후보 측은 선관위에 즉각 이의신청을 했다. 한 후보는 “기계적 균형을 맞춘 것 같다. 학폭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으면 그냥 다 경고하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원 후보에게 네거티브 공격을 한 게 단 하나라도 있었나”고 반문했다.
당 내부에서조차 전당대회 이후까지 갈등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 일부 감정이 상하는 건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이번엔 대통령은 물론 영부인까지 언급된 것은 물론 색깔론 등 개인 신상까지 거론될 정도로 너무 거칠다”며 “추후 앙금을 완전히 씻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