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가운 벗은 젊은 의사들…폭풍 전야 환자 불안감 고조[르포]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포기각서 제출 모습 포착
본격적인 미출근 상황 아냐 환자 불안감 크지 않아
  • 등록 2024-02-19 오후 4:36:05

    수정 2024-02-19 오후 4:36:05

[이데일리 이지현 함지현 기자] ‘빅5’ 전공의가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은 검은색 정장차림의 젊은 청년들이 종이 한 장씩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흰 가운을 벗고 정장을 차려입은 전공의들이었다. 이들은 가진 ‘전공의포기서’라고 쓰인 종이에는 개별 서명이 되어 있었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사직서’ 여부를 묻자, 전공의들은 “아니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접수처가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병원 사무동을 찾는 모습이었지만 병원 내부는 술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평소보다 병원을 찾은 이들은 30% 정도 감소한 모습이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예약 일정을 미루거나 하지 않았다”며 “다만 개별 과별로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개별 연락을 받지 못한 이들은 예정대로 병원 진료 일정을 소화했다. 어머니의 진료차 병원을 찾은 정여진(43)씨는 “안 그래도 전공들이 사직서를 낸다고 해서 병원에 오기 전에 여러 차례 전화해 진료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왔다”며 “예정된 진료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의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황기엽(37)씨도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도 비슷했다. 하지만 고위험 환자들에게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김연정(35)씨는 신장 이식 이후 삼성서울병원에 다닌 지 30년가량 된 고위험군 환자였다. 김씨는 “이전에도 병원 파업을 겪은 적이 있는 만큼 파업 얘기가 나오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파업으로 인해 진료가 미뤄지거나, 교수님을 못보고 약만 타간 적도 있다. 이식한 곳이 아닌 다른 곳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한 적도 있었는데 생명과 직결된 곳은 아니었지만, 예정보다 한 달 정도 늦춰진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지만 37.5도 정도의 열만 나도 즉각 짐을 싸서 응급실에 올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언제 병원을 방문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파업을 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마음이 불편하다. 이식환자는 약을 조금만 잘못 써도 큰일이 날 수 있어 다른 2차 병원 등에서 잘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27일 건국대병원에서 아버지의 입원 치료를 진행하려던 김유진(33)씨는 “병원으로부터 (전공의) 파업때문에 입원 날짜를 미뤄야 한다고 연락 받았다”며 불안해했다.

일부 진료 교수들은 전공의의 단체 사직으로 인해 환자들의 불안감에 휩싸이지 않도록 다독이는 알림을 보내기도 했다. 김대영 이대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이대 서울병원 혈액 내과는 예전부터 전공의가 없이 전문의인 제가 모든 진료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며 “각종 검사, 외래 진료, 입원 진료 및 골수이식까지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오니 환우께서는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 전념하시길 부탁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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