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聯 내홍 격화…계파갈등 어디로

주승용, 정청래 막말 논란 사과에도 최고위원 사퇴 철회 없다는 점 확인
김한길, 文대표 결단 촉구…"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 치를 수 있을지 걱정"
  • 등록 2015-05-11 오후 5:34:37

    수정 2015-05-11 오후 5:34:37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후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종걸 원내대표 선출로 봉합되는 듯했던 내홍이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간의 설전(說戰)이 도화선이 돼 다시 증폭되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표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당의 단합을 강조했지만 갈등 국면은 잦아들지 않고 친노와 비노 진영 간 분열 양상만 더 부각되고 있다.

정청래, 주승용 만남 불발 전화로 사과…朱 “사퇴철회 없어”

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정 최고위원의 ‘사퇴 공갈’ 발언에 격분해 지역구인 전남 여수로 내려간 후 나흘째 현지에서 칩거하며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정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 불참했으며 전병헌·오영식 최고위원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공개석상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 회의 도중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불러 물의를 일으킨 유승희 최고위원만 “제 의도와는 달리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만 짧게 사과 발언을 했다.

문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민과 당원들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당을 대표해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은 친노 수장이다’는 말이 없어질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친노 패권주의 분열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역할을 다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며 주 최고위원이 ‘선당후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여수의 주 최고위원 지역사무실을 사과 방문했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정 최고위원은 전화상으로 주 최고위원에게 사과의사를 전달하고 최고위원 복귀를 요청했다. 주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이 여수 지역사무실로 찾아와 만남을 요청했지만 불발됐고 정 최고위원이 전화통화를 통해 사과의사를 전했다”며 “(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복귀도 종용했으나 최고위원 복귀는 정 최고위원이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답변했다. 사과표명과 사퇴철회는 별개의 문제로 사퇴철회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친노·비노 계파갈등 장기화 가능성…김한길 “文, 결단해야”

문 대표가 계파패권주의 청산을 약속하고 정 최고위원이 주 최고위원에게 사과했지만 계파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노 측은 문 대표가 최고위 회의에서 패권주의 청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선출직 최고위원의 의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문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문 대표와 가까운 노영민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무 이행을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저희들은 자해행위라고 보고 있다”고 한 발언이 비노 측의 강한 반발을 일으켰다.

비노 좌장격인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문 대표가 선출직 지도부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지도부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것은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 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며 “선거 참패 이후 사퇴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겠지만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선출직 의무만 강조하는 것은 보기에 참 민망한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오로지 친노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며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과 당원들이 과연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문 대표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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