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의 범행, 5년 전부터 시작됐다…"피해자 50여명"(종합)

경북지방경찰청, 14일 오전 브리핑
일탈계에 노출사진 올린 청소년에게 "도와주겠다"며 접근
문형욱 "입장료로 문화상품권 받았지만 피해자에게 줬다"
수사 초기 범행 부인하다 사용하던 휴대전화 내밀자 자백
2017년 보육기관서 사회복무요원 근무 사실도 확인
  • 등록 2020-05-14 오후 2:02:18

    수정 2020-05-14 오후 2:13:46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텔레그램 내에서 아동 성(性)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n번방’의 창시자로 알려진 문형욱(25·대화명 갓갓)이 5년 전부터 범행을 저질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7년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도 수사 중 밝혀지면서 경찰은 해당 기간 유사 범죄가 없는 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25) (사진=경북지방경찰청 제공)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갓갓…보육기관 공익 근무 당시 범행 정황도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텔레그램 n번방을 개설해 지난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동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문형욱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12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수사를 통해 공범 4명을 검거(3명 구속)하고, 관련 성착취물 유포 및 소지자 160명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이른바 ‘일탈계’에서 자신의 신체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며 접근하거나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탈취해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처음에는 신체노출 사진을 요구하다가 점차 수위를 높여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등에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SNS를 이용해 공범을 모집한 뒤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방법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갓갓은 지난해 2월부터 1~8의 번호가 매겨진 일명 n번방 외에도 ‘쓰레기방’ 등 12개의 대화방을 개설해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애초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갓갓의 범행 기간은 2018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이지만 2015년 7월경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께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희준 경북지방경찰청 제1부장이 14일 오전 경북 안동시 풍천면 경북경찰청 참수리홀에서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인 일명 ‘갓갓‘ 문형욱(24)에 대한 수사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갓갓 아니라”던 문형욱, 2017년 사용한 폐기 휴대폰 내밀자 ‘자백’

문씨를 갓갓으로 특정한 경찰은 지난 9일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수사 초기 성착취물을 다운받은 적은 있지만 자신은 갓갓이 아니며 성착취물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내민 한 휴대전화가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이 기기는 문씨가 지난 2017년 폐기한 휴대전화로, 이를 통해 성착취물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통해 공범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경찰이 추궁하자 문씨는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다만 조주빈과는 달리 갓갓의 범죄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씨는 범행 초기 입장료 명목으로 9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받았으며 이를 모두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 검거될까 봐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북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여죄, 공범, 범죄수익 등을 철저하게 밝힐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확인된 갓갓의 n번방 관련 성착취 피해자는 총 10명이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수가 50여명이라는 문씨의 진술을 확보했고, 추가 피해자를 확인해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

경북청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 시 가명조서를 사용해 비밀을 유지하고, 여성경찰관의 조사를 원칙으로 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범죄 피해를 입었으나 신분노출 등 우려로 신고를 망설이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신고해 경찰 등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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