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는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하려고 개발됐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개발한 것처럼 토종 와이브로 기술을 통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와이브로는 글로벌 표준대열에 합류하지 못해 국제 이동통신 ‘패권경쟁’에서 밀렸다.
와이브로 원천 기술을 개발했던 포스데이타(현 포스코ICT)와 삼성전자가 장비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단말기는 이후에도 동글 형태로 공급됐으나 소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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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현재 과기정통부 기준 와이브로 가입자는 4만6348명으로 KT 가입자가 3만4657명, SK텔레콤 가입자가 1만1691명이다.
KT-SKT 같은 요금으로 LTE버전 제공..보급형 단말 무료 제공도
양사는 LTE 전환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서비스 종료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KT 와이브로 고객은 기존 사용 중인 요금제와 동일한 수준의 이용자 보호용 LTE egg+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신규 LTE egg+ 단말 구매에 따른 고객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4개월 약정 시, 보급형 단말을 무료로 제공하며 무약정 단말도 지원한다. 와이브로 이용 고객이 해지를 원하거나 LTE egg+로 전환할 경우, 기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이 모두 면제된다.
글로벌 추세 고려 못해, 음성 탑재 못하게 하는 등 정책도 실패
와이브로의 생명이 13년으로 끝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정부 과욕으로 서비스는 시작했지만 중장기적인 통신서비스 발전 로드맵이 없었고, 대체재가 있는 기존 이동통신사(SK텔레콤)에 사업권을 주면서 와이브로에 음성을 싣지 못하게 한 점은 논란이다.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 활성화가 지연되는 등 글로벌 통신 시장의 표준 경쟁에서 이길 만한 준비와 저력이 부족했음에도 밀어붙인 책임도 있다.
실제로 정부 때문에 와이브로 원천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던 포스데이타는 787억원의 적자를 본 뒤 2009년 7월 사업을 접었다.
삼성전자도 2013년부터 와이브로 주파수 용도를 시분할 방식 롱텀에볼루션(TD LTE)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등 와이브로를 접기 시작했다.
옛 정통부 출신 공무원은 “대체재가 있는 SK텔레콤에 와이브로 사업권을 준 것부터가 잘못”이라면서 “KT나 SK텔레콤이 아니라 후발 업체에 사업권을 주고 출연금 등에서 배려해 줬거나 처음부터 음성탑재를 허용했다면 와이브로의 운명이 달라졌을 수 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