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날씨'가 바꾼 여름휴가 풍경…"'짧고 굵게' 쪼개서 간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일기예보 정확도↓
휴가 망칠라…'길게' 대신 '짧게·여러번' 선호
장마철에 휴가 써 출퇴근 지옥 피하기도
축제·행사 주최 측은 기상 변수에 골머리
  • 등록 2024-07-25 오후 2:43:03

    수정 2024-07-25 오후 7:22:01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캠핑하러 가야 하는데, 장기 휴가는 날씨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아서 부담돼요”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관광 버스에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여름 날씨가 휴가철 풍경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일주일 이상의 장기 휴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짧고 굵게, 여러 번 쪼개 쓰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괜히 휴가를 길게 썼다가 장마철과 겹치면 낭패라는 생각 때문이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직장인 3년차 이승민(28)씨는 이달 초 여름휴가 계획서를 제출하라는 회사의 요구에 7월 마지막주 목요일과 금요일, 8월 첫째주 목요일과 금요일로 적어 냈다. 이대로면 주말 포함 목·금·토·일 4일씩 2주 동안 총 8일을 쉴 수 있게 된다. 일주일 통으로 쉬는 것과 비교해 조삼모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씨는 “여러 번 쪼개 쓰면 더 자주 쉬는 느낌이 나고 혹여라도 휴가 때 폭우가 쏟아져도 기회가 한 번 더 남아있기 때문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근교 차박 캠핑을 계획한 직장인 박모(35)씨도 “최근 오락가락하는 날씨 때문에 휴가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았다”며 “비 오는 날과 휴가가 겹치지 않게 하려고 7월에 이틀, 8월에 사흘, 이런 식으로 나눠 쓸 것”이라고 밝혔다. 아예 장마철에 맞춰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구청 공무원인 김미래(30)씨는 “원체 덥고 습한 걸 못 견디는 편인데 비를 쫄딱 맞아가며 출근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며 “차라리 장마철에 이틀 정도 휴가 써서 ‘집캉스’, ‘호캉스’를 즐기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달 25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가 일정과 관련해 2박 3일(33.9%)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서 3박 4일(25.2%), 1박 2일(20.3%) 순으로 나타났다. 5박 6일(3.8%), 6박 7일 이상(5.3%) 응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당일 여행은 1.7%였다.

피서철을 맞아 각종 축제와 행사를 준비해 온 지자체, 문화스포츠 업계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공들인 일정인데 기상 변수로 인해 흥행에 실패하거나 심지어 연기·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지난 20일에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리던 가수 싸이의 콘서트 ‘흠뻑쇼’는 폭우와 강풍으로 중단됐다. 싸이 측은 “악천후로 정상적인 공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돼 중단을 결정했다”며 “티켓은 예매처를 통해 순차적으로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천 물놀이장 개장식에 참석했다가 부적절 논란에 휘말렸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시민들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날 대구에서는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 상황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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