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카카오의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산분리 규정 위반으로 검찰 고발이라는 높은 수위의 제재를 받으면서 카카오그룹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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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035720)는 전 거래일보다 3400원(5.79%) 급락한 5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377300)와
카카오뱅크(323410)는 각각 9.35%, 9.23% 떨어졌고,
카카오게임즈(293490)도 4.8%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날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개인 회사 케이큐브홀딩스(KCH)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히자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카카오의 이른바 ‘먹통 사태’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카카오그룹주의 주가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이후 5거래일 만에 5만5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7일 수준으로 주가가 후퇴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카카오 주식을 각각 413억원, 286억원어치를 던졌다. 카카오뱅크도 각각 241억원, 151억원 순매도했다.
카카오 형제들의 급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관련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카카오가 속한 코스피 서비스업은 3.22%로 업종 중 하락폭이 가장 컸고, 금융업은 1.95% 빠졌다. 카카오게임즈가 속해 있는 코스닥 IT업종도 1.45% 떨어졌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게임 등 기술주 약세가 지속된 것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등 기술주 중심의 매물이 출회된 영향에 카카오에 대한 공정위의 금산분리 위반 고발 조치에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카카오 소속 금융·보험사인 KCH가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법인고발을 결정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지난 9월 말 기준 카카오 지분 10.51%를 보유해 김범수 센터장(13.27%)에 이은 2대 주주다. 카카오게임즈 지분은 0.91% 보유하고 있다. 케이큐브는 설립 당시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는 경영컨설팅 및 서비스업으로 출발했으나 2020년 투자 사업을 하는 금융업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카카오 소속 금융·보험사인 KCH가 자신이 보유한 계열회사 카카오,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 규정을 어기고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소속 금융·보험회사는 원칙적으로 국내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 ‘금산분리 규정’을 어겼다고 본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상출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금융이나 보험 사업 운영을 통해 축적된 자금을 계열사에 출자해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결권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