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은 이날 출석이 예고된 오후 2시보다 30여분 일찍 정무위 회의장에 도착했다. 현 회장은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속에 두 눈을 감고 입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까지 같은 자세로 증인석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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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은 본격적인 국감 시작에 앞서 발언 기회를 얻고 “믿고 투자해 주신 투자자 여러분들에게 큰 피해를 입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비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남은 여생의 지상 과제는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 회장은 어느 것 하나에도 명쾌하게 답하지 못했다. 실제 창구에서 일어났던 사례를 통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묻자 현 회장은 “일선 현장의 일까지는 모르겠다”고 버텼다. 정진석 사장이 “제시된 사례 내에서는 불완전판매가 맞다”고 하자 그제서야 “사장이 그렇게 생각하면 맞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 앞서 오전에 법원이 동양그룹에 대한 법정관리 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논란이 된 DIP 제도에 대해서도 현 회장은 입을 다물었다. 법원은 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에 한해 기존 경영진인 박철원, 손태구, 금기룡 대표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고경영자로서 현 경영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 회장은 “지분을 모두 내놓아 지시를 할 입장이 아니다”며 “회사가 회생돼야 피해자 피해가 최소화되는데 이를 아울러 법원에서 판단했을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날 국감 도중에는 정진석 사장과 김철 대표의 태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됐다. 특히 김철 대표는 “대학 나오지 않으면 회사 대표 맡을 수 없나”고 반문했다가 김정훈 정무위원장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현재현 회장과 정진석 사장, 김철 대표, 이승국 전 사장은 오는 18일 금감원 회의실에서 열리는 국감에 참석, 다시 한 번 동양 사태에 대한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