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여야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구제를 위해 합의한 전세보증금을 지방세보다 우선 변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 장제원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전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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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5일 법안심사 1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지난 21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만나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 중 하나로,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도 해당 주택에 부과된 지방세보다 세입자 전세금을 먼저 변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경·공매 시 임차보증금보다 당해세(경매에 오른 부동산에 부과된 국세와 지방세)를 우선 변제하고 전세금을 돌려주도록 규정돼 있다. 이 같은 조항을 개정해 확정일자를 갖춘 임대차 계약 등의 경우 임차 보증금을 체납된 지방세보다 우선 변제해 전세사기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게 이 법안의 취지다.
장제원 행안위원장은 법안 의결 후 “용서할 수 없는 전세사기 사건이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내 집 마련에 부푼 꿈이 피눈물로 변질된 사건이다. 피해를 완전히 복구해 드리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오늘 법안 통과는 민생에 여야가 따로 없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에서는 연일 더 강도 높은 수준의 구제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연간 6조원이 넘는 초부자감세는 과감하게 해치우면서 국가 예산에 비춰봤을 때 극히 소액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피해보상 관련 예산에는 너무 인색하다”고 정부를 비판하며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미추홀구 등 사회적재난 규정해 지원 △공공매입임대 예산 추경 편성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은행 보유 선순위채권 매입 △저리대출 기준 완화 △피해자 대출 기관 확대 등을 요구했다. 심상정 의원은 “정부의 4·23 대책은 전세사기, 나아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깡통전세 대책으로는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다양한 피해 유형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