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임단협 추석 넘긴다..총파업 재시도 여부 주목

현대重, 로봇사업부 분사계획 통보..노조 반발
대우조선, 노조 새 지도부 선출..교섭 난항 예상
삼성重, 타결 기대감 다시 원점.."사측 태도 바뀌어"
성동·미포 임단협 종료..조선노연 21일 투쟁방향 논의
  • 등록 2016-09-13 오후 2:03:57

    수정 2016-09-13 오후 2:03:57

지난 7월 27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부분파업에 들어간 노조원들이 파업 집회를 열고 본관 앞까지 행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조선업계의 하투(夏鬪)가 결국 추석을 넘긴다. 조선 빅3 노조는 여전히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측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조선노동조합연대는 오는 21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총파업 등 향후 투쟁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맏형 현대중공업(009540) 노사는 좀처럼 임단협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수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 계획 철회가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만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측이 지난주에 로봇사업부 독립법인 설립 계획을 노조측에 통보하면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로봇사업부 인원 205명을 대상으로 13일까지 개인별 동의서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전환배치와 무분별한 분사 강행으로 노사 갈등을 일으킨 경영진이 또 노조와 사전 협의조차 거치지 않고 계열 분리를 일방통보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구성원들과 노조 의견을 배제한 경영진을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이달초 노동조합의 새 집행부가 선출된 만큼 그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임단협 교섭이 추석 이후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 뽑힌 노조 역시 강성으로 회사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타협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태 대우조선 제17대 노조위원장은 “정부와 채권단,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자구안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빠르게 현안을 파악하고 당면한 과제들을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신중히 해결해 가겠다”고 말했다.

사측의 입장 변화로 한때 타결 가능성이 제기됐던 삼성중공업(010140)의 경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조선노동조합연대 관계자는 “1500명 이상이 희망퇴직으로 나가면서 사측도 구조조정 목표치에 어느 정도 도달했다는 판단을 잠깐 했었던 것 같다”며 “교섭 과정에서 다시 인력 감축을 지속해나가겠다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타결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조선노연 소속 8개 주요 조선사 중에는 성동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010620)이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현대미포조선 노동조합은 지난 1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수용 찬반투표를 실시해 찬성 62.1%로 가결시켰다. 미포조선 노사는 앞서 지난 9일 23차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20년 무분규 타결 격려금 150만원 지급 등에 잠정합의한 바 있다.

지난 4일 찬반투표까지 완료한 성동조선해양 노사는 지난 10일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 노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성동조선은 임금을 동결하고 통상임금 논의는 내년으로 연기한다.

조선노연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경우 대표노조가 사측에 임단협을 위임했지만 아직 최종 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고 STX조선해양은 순환 휴직까지 검토하고 있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추석 이후 21일 조선노연 대표자들이 모여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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