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3세 경영참여 본격화, 글로벌 사업 힘준다(종합)

李회장 장녀 이경후·정종환 부부 ‘임원 승진’
6일 정기임원인사 단행…70명 승진 ‘최근 4년간 최대 규모’
조직 재정비, ‘2020 그레이트 CJ’ 본격 가동
  • 등록 2017-03-06 오전 11:40:38

    수정 2017-03-06 오전 11:40:38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오너 구속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사실상 경영 마비 상태에 놓였던 CJ(001040)그룹이 정기인사를 마무리 짓고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미뤄온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흐트러진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6일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신규 임원인 상무대우 38명 등 총 70명을 승진시키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키는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최근 4년간 임원 승진 규모로는 가장 크다.

승진자 가운데는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33)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도 포함됐다. 이 신임 상무대우는 미국 콜럼비아대 석사 졸업후 2011년 CJ주식회사 기획팀 대리로 입사해 사업관리와 기획 업무를 익히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CJ오쇼핑(035760) 상품개발본부, 방송기획팀을 거쳤으며 남편과 함께 미국에 살며 CJ그룹 미국지역본부에서 통합마케팅팀장으로 일해 왔다.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상무 대우)
주로 신 시장 확대와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도맡아 왔는데, 이번 승진으로 3세 경영참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상무대우의 남편인 정종환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나란히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그룹의 해외사업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의 딸과 사위가 나란히 임원으로 승진한 셈이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28) 씨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제외됐다. 이 씨는 CJ제일제당(097950)에서 재무파트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됐지만 유전병과 신장이식수술 치료 등으로 반년 넘게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병 치료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현재 짧은 거리는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됐고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는 대로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예정이지만, 건강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승계를 위한 발판 다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에선 글로벌사업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윤도선 CJ대한통운(000120) 중국본부장이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했으며 서현동 CJ E&M(130960) 글로벌 사업담당, 곽규도 CJ(001040)푸드빌 중국법인장, 엄주환 CJ오쇼핑 SCJ법인장 등이 각각 상무대우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등 상무이상 승진자 32명 가운데 12명이 해외 지역본부 등 글로벌사업부문에서 나왔다.

그룹의 위기상황이 해소됨에 다라 지주사 인력도 20% 가량 축소해 현장에 배치했다. 향후 지주사는 핵심 기획 기능 위주로 최소화해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에 맞춰 전체적으로 실행력과 글로벌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하는 ‘2020 그레이트 CJ’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투자액도 5조원 규모로 설정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 방침을 정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특검 수사 등으로 미뤄왔던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짐으로써 지난 수년간 정체돼온 그룹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경영정상화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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