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제과점주들…‘상생협약’ 또 연장될까

제과협회 ‘상생협약 연장 동의서’ 서명 받아
제과점주들 “계약 연장 필요, 상권 보호해야”
8월 계약 만료 앞두고 여론전 돌입, 대기업은 ‘조용’
  • 등록 2024-05-13 오후 4:46:45

    수정 2024-05-13 오후 4:46:4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오는 8월 만료되는 제과점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 재연장을 위해 중소 제과점주 단체가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서울 시내에서 캠페인을 열고 일반 시민들에게 상생협약 동의서 서명을 받는 등 여론 조성에 나섰다.

대한제과협회 소속 제과점주들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중소기업 전국 제과점 상생 경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대한제과협회는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중소기업 전국 제과점 상생 경영 캠페인’을 열고 상생협약 연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엔 총 30여명의 지역 제과인들이 근무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협회는 광화문 일대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빵을 제공하며 ‘대·중소기업 상생협약 연장 동의서’를 받았다.

류재은 제과협회 경영분과위원장(류재은베이커리 대표)은 “오는 8월 상생협약 계약이 만료되는데 동네빵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대기업과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계약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동네빵집 입장에서 상생협약 연장은 상권 보호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생협약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간(총 6년)이 만료되는 품목 대상으로 맺는 민간 자율규제 협약이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대기업 제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전년도의 2% 이내, 개인 제과점 반경 500m 이내에는 출점할 수 없다. 제과협회는 현재 수준의 상생협약을 연장하는 안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 만료 시점이 세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제과협회는 여론전을 본격화한 모습이다. 서울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 동의서를 통해 연장의 당위성을 대기업 측과 동반성장위원회 측에 적극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김근보 제과협회 이사(뚜르몽드 대표)는 “적합업종과 상생협약을 통해 동네빵집 입장에선 보호가 좀 됐다”며 “이 제도가 없어지면 (대기업들과) 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동네에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가 하나 들어오게 되면 점포당 매출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중소 제과점주 단체의 이 같은 행보에 SPC 등 주요 대기업 제과 업체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PC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는 흐름대로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CJ푸드빌도 비슷한 입장이다.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다 자칫 목소리를 크게 낼 경우 ‘상생’이란 가치에 반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는 듯한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상생협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일부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중소 단체들도 여론의 향방이 중요한 만큼 외부에 상생협약의 당위성에 대해 설득해나가는 작업이 향후 더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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