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G 속도 좋아질까?…신규 투자비만 3천억, 통신사들 ‘난색’

정부가 통신3사 28㎓ 회수한 뒤 속도개선 멈춰
이음5G로 하라지만..수익없이 3천억 투자, 매해 3백억 비용
지하철 객차 속도 낮은 5G..3사 입장은 온도차
장관 CEO 신년 간담회 때 결론날듯
  • 등록 2024-01-08 오후 3:54:26

    수정 2024-01-08 오후 5:53:3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하철 5세대(G)이동통신 속도가 빨라질까. 정부가 통신3사(SKT·KT·LG유플러스)의 28㎓ 주파수를 회수한 뒤, 지하철 5G 속도 개선작업이 멈췄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하철 5G 속도 향상을 위해 이음5G 주파수를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용으로 할당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지만, 투자비(CAPEX)가 새롭게 3,000억원이 드는 데다, 매해 지하철 점용료 등으로 운영비용(OPEX)도 300억 원씩 들어 통신사들이 난색이다.

전국민의 통신 복지 향상을 위해 정부가 점용료 협상에 관여하는 등 지하철 5G 속도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022년 2월, 조경식 당시 제2차관(오른쪽)이 터널 내 설치된 5G 28㎓ 장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기존 장비 뜯어내고 3천억 투자해야

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1일 지하철 5G 와이파이 백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이음5G 주파수 할당공고를 개정했지만, 28㎓ 주파수로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다 주파수를 회수당한 뒤 중단한 통신3사는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 2호선·5~8호선 등 서울·수도권 지하철 시설내 구축된 5G 28㎓ 주파수 사용 유예 기간이 11월 30일 끝나면서 지하철 객차 속도 개선은 제자리다.

통신사들은 이음5G로 지하철 5G 와이파이 서비스를 다시 하기 어려운 이유로 ①같은 28㎓ 대역이라도 이음5G는 주파수가 달라 기존 장비를 뜯어내고 3,000억원을 들여 새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 ②도입이후 운영비용만 매해 300억 원이 든다는 점 ③기존 5G주력 주파수(3.4~3.7㎓)와 28㎓ 장비를 함께 깔 경우 어느정도 속도가 좋아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지하철 5G 장비를 공급했던 삼성전자 측에 문의해 보니 주파수가 달라 공장에 다시 들어갔다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다시 새로 다 깔아야 하는데 투자비만 3사 합쳐 3,000억원 수준(전국 기준)”이라고 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이음5G로 하라는 건 28㎓ 정책이 꼬여버린 정부로선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방법 같다”면서 “그런데 기술적으로 속도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입증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육지책 정부..이음5G로 돌려

정부로서도 고육지책이었다. 28㎓를 통신3사로부터 회수한 뒤 지하철 속도개선을 위해 신규 사업자를 모색했으나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하는 사업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파사용료가 저렴한 이음5G로 돌렸다.

주요 시설 5G 다운로드 속도 비교. 지하철 객차는 교통시설, 대형점포, 유동인구 지역보다 속도가 느리다. 출처=과기정통부 2023년 5G 통신품질 평가


장관·CEO 신년 간담회 때 결론날듯

통신사들도 지하철 객차 내 5G 속도 개선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다만, 이통사 수익과는 무관한 통신 복지 차원임을 고려해 정부가 지하철 장비 설치시 점용료 인상 요인 등은 해결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5G 와이파이 속도 개선은 통신3사 고객이 모두 혜택을 받아야 하기에 통신3사 모두 신규 투자에 합의해야 한다. 다만, 3사 입장에는 온도 차가 난다.

정부에 3.7㎓ 인접대역 주파수 할당을 2년 넘게 요구 중인 SKT 관계자는 “경쟁사도 한다면 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지하철 와이파이가 국정과제 이슈여서 어떻게든 동참하려 하는데 여기에 따른 투자비 등이 있으니 정부에서도 제도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관계자는 “수백, 수천억원의 투자비가 드는 사안으로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따라서 지하철 5G 와이파이 속도 개선 문제는 새해 과기정통부 장관과 3사 대표이사(CEO)간 별도 간담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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