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秘話)폰은 진대제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이 2005년 8월 16일 국회에서 “휴대전화(CDMA)의 도·감청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힌 뒤, 국가 안보를 위해 안전한 통신수단이 필요한 군·경찰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양자암호통신 적용 2015년 상용화
SK텔레콤(017670)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최고위 의사결정 회의인 ‘ITU 전권회의’ 기간 중 부대 행사로 열리는 IT전시회 ‘World IT Show2014(이하 WIS2014)’에서 차세대 통신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 된 시제품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 통신 송수신기 사이의 도청 공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2015년까지 정부망, 군·경찰통신망, 금융망 등 강한 보안이 요구되는 통신망에 적용하는 게 목표다.
|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비복제성을 활용해 통신을 암호화한 기술이다. 특징은 △누군가 해킹을 시도할 경우 곧바로 감지하고 새롭게 암호를 만들어 해킹을 원천적으로 막고 △송·수신자가 아닌 제3자(해커)가 통신에 개입하면 광자의 ‘측정 발생 시 중첩 상태의 붕괴’ 성질로인해 원래의 광자 상태를 알 수 없게 되고, 송·수신자 모두 해킹 시도를 알 수 있게 한다는 점 등이다.
현재 인터넷 뱅킹과 전자상거래, 금융기관 개인정보 등 디지털 정보통신 보안에서 쓰이는 암호체계는 ‘RSA’(공개키 암호화 방식)가 기반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상용화하면 RSA 기반의 암호체계는 무너지게 된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양자컴퓨터는 정답을 몰라서 일일이 해를 대입시켜 풀어나가야 하는 암호해독 분야 등에 알맞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일본, 스위스 등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범 국가차원에서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양자암호위성체 발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 국가는 4개국에 불과…우리가 속도 등에서 우수
SK텔레콤은 내년 중 상용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 현재 상용 제품 출시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중국, 스위스, 호주 등 4개국에 불과하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 시연에서 거리와 속도 등 성능 측면에서 상용화된 국가 제품들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우월한 성능을 선보였다. 50km 거리에서 10kbps의 속도로 암호키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초당 800G의 데이터를 암호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대표적인 양자암호통신 상용 제품인 스위스 IDQ사의 제품의 경우 25km 거리에서 1kbps의 속도로 암호키를 만드는데 그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관련 분야 선도국가들과 비교해 기술 격차가 크다는 우려를 깨고 다시 한 번 한국의 뛰어난 ICT 기술력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제품을 중소기업 7곳과 함께 독자적인 국내기술로 개발한 만큼, 국내에서 양자통신 분야의 생태계가 국내에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진성 SK텔레콤의 ICT기술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국방, 행정, 전력 등 국가 주요 기간망의 보안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향후 양자통신 분야에서 산업협의체를 결성해기술 표준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인 MRM은 양자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시장이 오는 2020년 3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관련기사 ◀
☞ RSA 암호체계 무너지나..양자 역학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