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마약 밀반입 세관 연루 혐의' 경찰수사 외압 시도한 적 없어"

"'세관 직원 도와' 진술은 마약조직 전형 수법,
수사 협조하되 피의사실 공표 신중 요청한 것"
대통령실 개입 의혹도 부인…"일절 지시 없어"
  • 등록 2024-08-07 오후 5:03:31

    수정 2024-08-07 오후 5:05:37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적발한 마약 밀반입 사건의 세관 연루 혐의 수사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관세청이 이를 부인했다. ‘세관 직원이 도왔다’는 진술은 마약 밀반입 조직의 전형적인 수법인 만큼 혐의가 확실해질 때까지 피의사실 공표 자제를 요청한 것이지, 수사에 압력을 넣거나 무마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연루 가능성도 강하게 부인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오른쪽)이 멕시코발 직항 여행자들이 입국하기 시작한 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여행자 수하물 점검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관세청)
관세청은 7일 ‘영등포서 수사사건에 대한 관세청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백해룡 경정이 이끄는 수사팀은 지난해 초 2200억원 상당의 74㎏ 규모 필로폰을 보유한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을 검거했다. 또 ‘세관 직원이 안내해주고 택시도 태워줬다’는 마약 운반책 2명의 증언에 따라 인천세관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그러나 백 경정은 이 과정에서 경찰 상급자 및 세관 고위 간부로부터 세관 연루 의혹을 브리핑 내용에서 삭제하고 사건을 서울경찰청에 이첩하라는 압력을 받았으며, 이에 불응하자 최근 좌천성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상급자가 ‘용산(대통령실)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식으로 압력을 넣었다며 최근 이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이 주장에 “인천공항세관 과장 2명이 지난해 10월 형사2과장(백 경정)과 면담한 것은 수사 중 형사사건을 언론에 공표하면 안된다는 보도원칙을 지켜달라고 요구한 것”이라며 “이 사건은 마약 단속 직원의 명예와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더 신중해해야 할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마약 밀반입 조직은 마약 운반책을 포섭할 때 이들을 안심시키고자 ‘세관 직원을 매수했다’는 식의 거짓 정보를 흘린다”며 “언론 공표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이유는 (당시) 마약운반책의 진술만 있을 뿐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관세청은 세관 연루 혐의를 주장한 마약운반책 진술이 실제와 다르고 한 차례 번복되는 등 신빙성도 낮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이 당시 도움을 줬다고 지목한 세관 직원들은 사건 당일 연가로 근무하지 않았거나 근무지가 진술과 일치하지 않았다. 관세청은 “수사기관 간 자중지란은 마약조직이 바라는 바”라며 “결과적으로 해당 내용이 수십 차례 언론에 보도되며 직원은 확정범처럼 매도당하고 있고 직원 개개인과 기관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처럼 마약 운반책 진술만으로 직원을 확정범처럼 취급한다면 국내 마약사건의 80%를 적발하고 있는 관세청의 국경 단계 마약단속 체계는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며 “관세청이 관련 징계와 인사조치에 신중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관세청과 인천공항세관이 영등포서의 브리핑 자제 요청과는 별개로 경찰 수사에 충분히 협조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해 9월부터 1년 남짓 기간 압수수색 5회, 현장검증 5회 등 수사에 최대한 협조했으며, 세관의 자체 마약 밀반입 수사 과정에서 동일 조직의 일원을 적발·검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조직 마약 밀반입 검거 사건과 관련한 경찰청 수사관의 노고에 감사하며 (국경 단계 마약 밀반입을 단속하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그러나 관세청은 사건 수사에 압력을 넣거나 무마한 적이 없으며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협조를 요청하거나 일절의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결과 직원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엄격히 징계할 것”이라며 “마약 밀반입 차단 노력과 함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직원 비위 예방 대책에 계속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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