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호텔업계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 잡기에 나선다. 5성급 호텔들의 주 고객층인 외국인 투숙객 외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특히 가격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맞춤형 프로모션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 롯데호텔 서울 웰니스 리트리츠 객실 전경. (사진=롯데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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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서울이 지난 9일 여름 호캉스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200실 한정으로 선보인 ‘오픈런 패키지’(가격 20만원 후반대)는 이날 오후 12시부터 시작한 한정 판매는 불과 2분 만에 대부분 마감됐다. 오픈런 패키지는 디럭스룸 무료 업그레이드와 뷔페 ‘라세느’ 2인 조식 혜택을 묶은 상품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서울의 경우 총 객실이 1000실인데 대부분은 외국인 고객들 위주”라며 “여름철 호캉스 수요가 늘면서 이벤트성으로 소규모 객실을 패키지 형태로 선보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008770)도 이달 초 프라이빗 풀파티를 처음으로 기획, 준비한 상품이 완판되는 등 큰 호응을 받았다. 다음 달에도 풀파티를 기획 중인데 DJ 공연을 비롯해 색소포니스트 ‘제이슨리’, 가수 ‘지올팍’, 힙합 싱어송라이터 ‘수민’ 등을 초청했다. 젊은 MZ 호캉스족들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파라다이스(034230)시티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와 함께 호캉스 패키지를 판매해 눈길을 모았다. ‘키캉스’(키즈+호캉스)부터 연인과 친구끼리 호캉스를 즐기는 수요를 잡기 위해 4종의 객실 패키지를 선보였다. 일부 카드 사용시 10% 할인, 11번가 머니 등 혜택을 제공한 것이 골자다.
그간 국내 5성급 호텔들은 주로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 또는 관광객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며 국내 고객 중심의 호캉스 수요도 적극 겨냥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비중은 작지만 호캉스 패키지를 통해 국내 젊은 고객들의 호텔 방문을 유도하는 등 틈새 시장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호캉스족을 겨냥한 호텔업계의 전략은 가성비다. 일반적으로 5성급 호텔은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해 가격은 유지하는 대신 혜택을 확대하는 식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주된 고객인 외국인 투숙객이 갑자기 큰 폭으로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상황은 많지 않다”며 “객실 운영을 높여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호텔 입장에선 호캉스 수요는 틈새시장으로서 매력적이다. 최근 호텔업계가 다양한 아이디어의 패키지와 프로모션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