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집착" 文 저격한 尹…민주당 "최악의 태도, 핵 촉발"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
文 "합의 이행해야", 李 "한반도 평화시계 완벽히 회귀"
"北에 집착" 尹 인터뷰에…"최악의 태도" 반발도
국방위선 `文 증인 채택' 두고 갑론을박
  • 등록 2022-09-19 오후 4:06:04

    수정 2022-09-19 오후 9:29:39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지난 합의를 뭉개버리는 최악의 태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대북 관련 문제에 대한 증인으로 채택할지를 두고 여야가 극렬하게 대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대문 주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국회 한반도 평화포럼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민정·김의겸·민형배·윤건영·윤영찬·진성준 의원 등 21명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도 함께 했다.

토론회에서 주요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면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한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겨레의 숙원”이라며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등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들이고,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서면 축사를 통해 “대북 강경론과 선제 타격론을 주장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의 파고가 급격하게 높아졌다”며 “정부가 ‘담대한 구상’을 내놨지만, 북한은 이를 정면 거부하고 핵무력정책법을 통과시켰고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경고도 있다. 한반도 평화의 시계가 2018년 이전으로 완벽하게 회귀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도 화두로 떠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보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문 정부의 대북 관계에 대해 “지난 정부는 북한이라고 하는 특정한 교우(a friend in his classroom)에 대해서만 좀 집착해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 정부가 북한에 집착했다고 하면서 (정상회담 등을) 정치쇼로 폄훼하는 것을 대통령 입을 통해 접해야 했다”며 “(윤 정부는) 담대한 구상은 북한에 무시당하면서 오히려 핵무력 등 강경 대응만 촉발하고 있다. 이렇게 전 정부 정책을 비난하고 지우기만 해서는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이용선 의원은 “지난 합의를 뭉개버리는 최악의 태도”라며 “한반도는 평화와 안정이 아닌 핵전쟁까지 걱정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문 전 대통령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측에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문 전 대통령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직전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증인·참고인 요구 명단을 보고 놀랐다. 국방위는 한반도 전체의 생존과 관련된 절체절명의 상황을 관리하는 기구인데,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 의도가 드러난다”며 “문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요구하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설훈 의원도 “국방위가 왜 이런 필요 이하의 행위를 가지고 논쟁해야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문 전 대통령을 증인 삼아야겠다는 말이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반발에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군 통수권자가 대통령이었기에 국방위에서 부르는 것이다. 국가안보를 문재인 대통령이 잘했다면 부르겠느냐”며 “합의에 의해 우리는 무장해제되고 북한은 핵 무력에 대해 법제화까지 했다. 이를 물어보겠다는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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