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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DT점은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커피 음료 등을 주문하고 바로 픽업해 갈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매장이다. 하지만 제품을 수령한 운전자는 이내 불편함을 호소한다. 동승자 없이 혼자 운전하며 안전하게 음료를 마시기 위해서는 정차 중에 최적의 상태로 ‘세팅’이 필요한데, 이때 발생하는 일회용품 폐기물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이스 음료를 픽업한 운전자가 함께 제공되는 빨대를 사용하면 종이로 감싸진 포장재 쓰레기가 발생한다. 차 안에 마땅히 버릴 곳이 없나 불필요해 즉각 회수를 요청하면 이내 거절 당한다. 핫 음료의 젓기와 마개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스틱도, 음료의 뜨거움과 차가운 느낌을 덜어주는 종이 슬리브(혹은 홀더)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스타벅스가 DT 매장 픽업존에서 모든 쓰레기를 일절 수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다. 실제로 픽업대 인근에 ‘고객님의 음료를 위생적으로 제공해드리기 위해 DT존에서는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로 안내를 한 곳도 있다. 일부 몰지각한 소비자들이 자가용에서 오래 방치된 다른 음료 혹은 기저귀 등 비위생적인 일반 쓰레기를 대신 버려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들이 알려지면서다.
당장 오는 6월10일부터 정부가 14년 만에 부활시킨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전격 시행될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회용 종이컵 혹은 플라스틱컵으로 음료 구매 시 추가로 발생하는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에 사용한 용기를 반납해야 한다.
스타벅스가 이와 같은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으려면 일반 쓰레기가 아닌 정상적 구매 및 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DT 매장에서도 선별해 수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직원이 직접 수거하는 게 위생상 곤란하다면 픽업존 한쪽에 이용자가 직접 둘 수 있는 반납대 설치 등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일부 지나친 사례를 막고자 생산자(기업) 편의주의로 애꿎은 대다수 소비자들에게 불편과 혼란을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드라이브스루 픽업 과정에서 제공된 빨대와 슬리브 등 편의품은 고객이 원치 않을 경우 다시 반납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운영 상황 점검을 통해 오해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