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 더 오래간다"…美주택 구입 올해도 어려울 듯

올해 신규 주택 매매 전년비 1.5% 증가 전망
2013~2019년 연평균 판매량에 크게 미달
모기지 평균 금리 6%대 유지
소비자 기대치보다 1%포인트 높을 듯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 주택 시장 회복 위협"
  • 등록 2025-01-02 오후 2:23:51

    수정 2025-01-02 오후 2:23:5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올해 미국 주택 시장의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그 길은 험날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높은 주택 모기지 금리와 고물물가로 인해 미국인들이 올해까지는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의 한 주택 앞에 매각 표지가 붙어 있다.(사진=AFP)
1일(현지시간) 미국 주택정보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올해 신규 주택 매매 건수가 407만건으로 전년보다 1.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3~2019년 연 평균 판매량 528만건에 비해 크게 낮아진 규모다.

올해 모기지 평균 금리는 6.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은 리얼터닷컴보다 다소 높은 6.8%로,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들은 현 금리 수준으로는 주택 구매가 어렵단 입장이다. 실제 리얼터닷컴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본격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려면 모기지 금리가 5.5%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에선 연내 5%대의 모기지 금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소비자들의 기대치 만큼 떨어지기 어렵다는 게 주택 전문가들 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 부동산 플랫폼 질로우는 올해 모기지 금리가 하락을 시작으로 상승한 후 다시 하락하는 등 고르지 못한 경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변동성은 대통령 정권이 교체되는 해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더 커지게 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질로우는 “올해 대출 금리가 현재 수준인 약 6.7%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확실한 보장은 없다”고 짚었다.

미국 대부분 지역의 주택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는 점도 경기 회복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 내 주택 가격 평균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보다 30%, 상승, 같은 기간 소득 상승률을 앞질렀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모기지 이자율과 보험 비용 상승, 재산세 인상은 예비 주택 구매자에게 추가적인 도전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부동산 중개인 월터 프랑코 주니어는 “150만~200만 달러 범위의 주택을 찾는 구매자는 금리 변동에 크게 민감하지 않지만, 더 저렴한 옵션을 찾는 사람들은 민감하다”며 “보급형 가격대에서는 금리가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주택 시장의 회복을 위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감세와 수입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의 일부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상품의 금리가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주택 건설업자들은 주택 건설을 더 쉽게 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 공약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메릴랜드 주 월도프에 기반을 두고 많은 공무원, 계약자, 군인들과 함께 일하는 부동산 중개인 존 벤야는 “연방정부 규모를 줄이거나 특정 기관을 워싱턴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야기는 메릴랜드 남부 지역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직장이 축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을 때 새 집을 찾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가장 뒤로 밀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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