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탄은 홈플러스가 쐈다. 지난 10일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내세운 ‘신선식품 500개 최저가 정책’이 그 발단이다. 주요 신선식품 500개를 선정해 연중 시세보다 1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뜻이다.
여기 발끈한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가 가세하며 판이 커졌다. 최저가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행사 전날 전단지를 입수해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추는 등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후문이다.
가격 경쟁, 낯선 일은 아니다. 가격경쟁력이 곧 브랜드 파워를 의미하는 대형마트가 늘 해오던 일이다. 하지만 최근 불황의 여파로 할인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365일 세일이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시큰둥한 반응도 나온다. 가격 경쟁하겠다고 떠들썩하기만 할 뿐, 정작 마트에서 장 보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도대체 얼마나 할인됐다는 건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다는 후문이 들린다. 지나치게 적은 한정수량 탓에 할인 혜택을 받기 힘든 경우도 많다. 예전보다 값은 싸졌는데 신선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요란하게 시작한 대형마트의 ‘가격전쟁’이 빈 수레가 되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품질경쟁으로 이어져야 한다. 가격은 내리면서도 품질은 더 높이는 전쟁이 돼야 한다. 써 붙인 숫자에만 함몰되는 전쟁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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