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 베트남서 스타트업 투자 ‘시동’… ‘외국계 1호’ 펀드 결성

롯데벤처스, 20일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결성
롯데쇼핑·호텔·건설 등 LP 참여, 운영기간 8년
신동빈이 애정하는 베트남, 스타트업 육성 본격화
전영민 대표 “韓·日 생태계와 시너지 확대 기대”
  • 등록 2024-03-18 오후 3:35:53

    수정 2024-03-18 오후 7:49:59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롯데가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 혁신 스타트업 투자에 시동을 건다. 베트남에서 최초 결성하는 ‘외국계 1호’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서다.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들을 집중 발굴·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벤처스가 베트남에서 결성한 스타트업 펀드는 유통, 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베트남에 있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사진=롯데백화점)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인 롯데벤처스는 오는 20일 베트남 현지에서 결성총회를 열고 ‘롯데 베트남 오픈이노베이션 펀드’ 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외국계 VC가 베트남에서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결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롯데벤처스에게 최초로 외국계 VC 면허 1호를 부여했다.

이번 롯데 베트남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는 수십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자자(LP)는 롯데벤처스(한국)를 비롯해 롯데쇼핑(023530), 롯데호텔, 롯데건설 등 4개사다. 펀드 운영은 롯데벤처스 베트남 법인이 맡는다. 펀드 운영 기간은 총 8년으로 투자기간 4년, 회수기간 4년으로 잡았다. 롯데벤처스는 이번 펀드 결성을 위해 지난 1년간 베트남 정부 및 기관들과 꾸준히 협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여간 서류작업을 마치고 베트남 현지에 최초의 외국계 스타트업 펀드 1호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베트남 현지에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은 한국과 비슷한 유교 문화권이고 가치관을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며 “스타트업 생태계 측면에서도 한국이나 일본시장과 엮어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곳이다. 실제 오래 전부터 백화점, 마트, 면세점, 건설 등 그룹 내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는 올해부터 직접 투자 외에도 베트남 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은 총 4개의 유니콘(1조원 이상 가치를 지닌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등 스타트업 시장 전반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2016년 이후 스타트업 육성을 국가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내세우며 해외 VC 투자 허가 간소화 등을 진행하면서 환경도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베트남 국가혁신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현지 스타트업 수는 68만3000개로 지난 5년 전과 비교하면 35% 늘었다. 다만 아직 VC들이 부족해 대부분 초기 스타트업 단계에 머물고 있다. 롯데벤처스가 공격적으로 베트남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든 또 다른 이유다.

향후 롯데는 유통, 금융, 건설 등 그룹 계열사들과 연관성이 높은 분야를 우선으로 투자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1호 투자 기업은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도 현지 스타트업 육성 의지가 강하지만 민간 투자가 부족해 기업들의 스케일업(외형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롯데벤처스의 이번 펀드 결성은 1호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베트남에서 롯데그룹의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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