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 조직 매장직원 해고한 스타벅스 "美 노동법 위반"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스타벅스가 노조 가입을 조직한 뉴욕 맨해튼 매장 관리자(슈퍼바이저)를 해고한 행위에 대해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노동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2022년 11월 17일 미국 뉴욕 버팔로의 한 매장 밖에서 하루 동안 파업을 하며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

NLRB는 단체교섭과 부당노동행위 등과 관련해 연방 노동법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미국 연방정부의 독립기구다.

NLRB의 벤저민 그린 판사는 결정문에 스타벅스가 애스터 플레이스 매장에서 슈퍼바이저로 근무하던 리듬 히튼을 해고한 배경에는 “명백하고 강력한 적대감의 증거가 있다”고 적시했다.

그린 판사는 “스타벅스가 일손이 부족한 애스터 플레이스 매장에서 추가로 교대근무할 슈퍼바이저를 채용하기 위해 광고하고 있는 시점에 우수한 직원을 해고했다”며 “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 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2018년 바리스타로 채용된 그는 2021년 초에 슈퍼바이저로 승진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력 부족에 따라 정기적으로 추가 근무를 했다.

NLRB 결정문에 따르면 히튼 슈퍼바이저는 2021년 말 미국 내 320여개 스타벅스 매장의 바리스타와 슈퍼바이저를 대표하는 ‘스타벅스 노조’(Starbucks Workers United)에 연락해 노조 활동을 조직하기 시작하면서 스타벅스 측의 저항에 부딪혔으며, 결국 해고됐다.

히튼 슈퍼바이저의 변호를 맡은 칼리 러셀 변호사는 이번 결정과 관련 “스타벅스가 노조를 짓밟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더욱 민주적인 직장을 원하는 근로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판결에 대해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히튼 슈퍼바이저는 현금 취급과 근무태도 정책 위반에 대한 징계로 해고된 것으로, 노조 활동에 참여하거나 지원과 관련한 노조활동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간 스타벅스는 미국 내에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함께 앞장서서 노동권을 탄압하는 기업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3월에도 뉴욕주 버펄로의 21개 지점에서 발생한 부당노동행위 33건과 관련 “악질적이고 광범위하게 연방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스타벅스 경영진이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