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법무부가 론스타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 사건 판정문 전문을 28일 공개했다. 영어 원문으로 된 PDF 파일로 총 411페이지 분량이다. 론스타 판정문 전문 공개 이후 판정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등 정부의 후속절차 검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 책임이 인정된 부분에 대한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검증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날 “정부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중재절차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판정문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론스타 측도 판정문 공개에 동의했다”며 론스타 사건 판정문을 법무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다만 우리 말 번역본은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공무원을 제외한 사인의 개인정보(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6호) ▲외교기밀에 관한 사항(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호) 등 법률상 공개가 불가능한 최소한의 내용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 공개된 론스타 사건 판정문 원문 중 주요 관계자 이름이 지워져 있다. (자료: 법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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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론스타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온 국제통상 전문가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대표변호사는 법무부가 우리 정부의 책임 인정 부분을 자의적으로 지우고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형사 피고인 이름 보호를 넘어 핵심 하나금융 관계자 이름, 핵심 증거 대화자 이름, 중요 서한 작성자 이름도 익명 처리했다”며 “판정문 전문을 자의적으로 지우지 말고 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중재판정부는 지난 8월 31일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약 2925억원)와 2011년 12월부터의 지연손해금(1개월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적용, 정부 추산 약 18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법무부가 앞서 지난 6일 공개한 판정요지서에 따르면 중재판정부 다수의견은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점에 비춰볼 때 단순히 ‘먹고 튀었다(Eat and Run)’를 넘어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한국 금융당국 역시 부당하게 매각승인을 보류했기 때문에 외환은행 매각가격이 낮아진 부분에 대해 양측 책임이 5대5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우리 정부는 ‘론스타가 주가조작 사건의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다면 매각승인이 보류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한국 정부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중재판정부 소수의견에 주목해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등 후속절차 검토에 착수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3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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