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9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식기소독제 ‘하이크로정’이 유통 과정에서 가습기살균제로 둔갑해 대학병원에서 4년 넘게 사용됐다며 관계 당국에 추가적인 피해 사례 파악과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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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참위는 지난 1월 400병상 이상 규모인 한 대학병원 조사에서 이 병원의 감염관리 지침서 등 문건을 입수했다. 사참위는 이 문서에서 해당 병원이 식기소독제 하이크로정을 총 3만7400정 구매해 가습기살균제로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하이크로정의 주성분은 ‘이염화이소시아눌산나트륨(NaDCC)’으로, 반복 흡입 노출 시 폐에 독성 변화를 일으키는 유독물질이다.
사참위에 따르면 한 도매업체가 이 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대학병원에 설명서와 임상자료를 제공해 영업했다. 이후 대학업체가 해당 제품을 주문했고 업체는 공식 납품업체를 통해 제품을 납품했다.
“다중이용시설 전수조사 필요…관계 당국 대책 마련 촉구”
해당 병원은 하이크로정을 가습기살균제로 보고 항생제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친 뒤 ‘감염병관리지침서’ 내 사용지침을 마련해 사용하도록 했다.
병원 측은 2011년 가습기살균제 관련 정부의 역학조사가 시작되자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해당 사례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이 병원 자체 지침으로 확인된 첫 사례”라며 “병원뿐 아니라 산후조리원, 유치원, 요양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이런 유독물질이 사용됐는지에 대한 감염관리지침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참위 관계자는 또 “정부 당국은 용도를 변경해 유독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추가 사례가 있는지 행정관리감독을 실시하고, 해당 제품으로 인한 피해실태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