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화합’, 서청원 ‘감성’, 김무성 ‘혁신’

  • 등록 2014-07-14 오후 5:36:41

    수정 2014-07-14 오후 5:36:41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새누리당 새 지도부를 뽑는 7·14 전당대회는 표면적으로 ‘화합’의 장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으로는 6년 만에 전당대회에 참석, ‘한마음’을 주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14일 빨간색 재킷을 입고 오후 2시 10분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안으로 들어와 맨 앞자리에 앉았다. 빨간색은 새누리당 색깔로 과거 천막 당사와 두 번의 대선 패배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인사말 이어 전당대회 의장을 맡은 이한구 의원은 “여러분께서 헷갈리는 일이 있는 것 같다. 이한구하고 이완구는 다르다”고 농담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웠고, 박 대통령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당초 예정시간(5분)의 2배가 넘는 11분가량 축사를 했다. 우선 “오늘 새누리당은 새 지도부와 함께 새롭게 출발한다. 정부도 이번 주 2기 내각을 출범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국가혁신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바라는 것은 국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라며 “치열한 경선과정에서 주고받은 서운한 감정은 모두 잊고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주길 바란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경선과정에서 격한 대응을 했던 서청원 의원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서 의원은 정견발표를 통해 “나는 사심도 없고 욕심도 없다. 박 대통령과 함께 정치 운명을 같이 한다”며 “우리 당에는 기라성 같은 인물이 많다. 남경필·원희룡 후보도 있고 김무성 후보도 훌륭한 (대권)후보라고 생각한다. 대표는 기라성 같은 대통령 후보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의원은 마이크를 잡더니 단상에서 천천히 내려와 김무성 의원의 손을 잡아 올리며 “당의 화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단상 아래에서 “서청원은 화해의 명수였다”면서 나머지 후보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면서 감성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김무성 의원은 서 의원과는 달리 마지막 정견발표에서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께서 참석해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이 더욱 큰 힘을 받게 됐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깨끗이 승복하고 다시 하나 되는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전당대회의 막을 내리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 청년실업 문제, 양극화를 부추기는 불공정한 게임의 규칙 등을 바로잡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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