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 `납품단가 협상권`을?..기업간 시각차 확연

기업들, 정무위 당정협의서 이견차 못 좁혀
공정위, 허태열 의원안 지지..여당 의원간에도 시각차
  • 등록 2011-02-17 오후 5:02:36

    수정 2011-02-17 오후 5:02: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하도급법 개정을 위한 두번째 당정협의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지만, '납품단가 협상권' 문제 때문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업계 및 국회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국회 정무위원장인 허태열 의원과 이사철, 조문환, 권택기, 이성헌 의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당정 관계자뿐 아니라 전경련 이승철 전무, 삼성전자 최병석 부사장, 현대차 김정훈 전무, 중소기업중앙회 송재희 부회장 및 중소기업 대표 3인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하도급법 개정시 ▲허태열 의원안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중소기업조합에 '납품단가조정 신청권'만 부여할 지 ▲아니면 중소기업 이익 강화를 위해 '납품단가 협상권'과 단가 연동제까지 도입할 지를 두고 의견이 크게 갈렸다.    대기업은 협상권 부여시 납품 지연이나 품질 하락을 걱정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권익 보호 차원에서 협상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는 추가로 당정협의를 열기 보다는 향후 법안심사 논의 과정에서 '납품단가 협상권' 문제를 조율한다는 방침이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입장이 엇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상권은 카르텔" vs "대기업 부장 면담도 어렵다" 전경련 이승철 전무는 "조합에 협상권을 부여하면 최악의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고, 삼성전자 최병석 부사장은 "이미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김정훈 전무는 "납품단가 협상권을 부여해도 큰 문제가 없을 수는 있지만, 협상권 부여가 중소기업들 간의 하청관계를 복잡화시켜 납품 일자나 품질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 대표들은 협상권에 더해 업종에 따라 단가 연동제까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1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납품단가를 협상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중소기업 사장은 대기업 부장도 만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송재희 부회장은 (납품단가 조정 신청권만 들어간 허태열 의원법안을) 중재안으로 인정하고 이를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중소기업 대표들과 온도차를 보였다.   공정위도 하도급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허태열 의원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허태열 의원이 발의한 하도급법 개정안은  ▲대기업이 하도급 대금을 정당한 사유없이 감액하지 못하고 ▲원재료 가격 변동으로 인해 하도급 업체 대금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해당 업체가 중기협동조합을 통해 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조문환, 이성헌 의원 협상권 부여 주장 여전...정무위 난감     '납품단가 협상권' 문제는 여야 뿐 아니라, 여당 의원간에도 입장차를 보여 향후 입법 방향을 예측키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조문환, 이성헌 의원은 여전히 중소기업조합에 납품단가 단체협상권을 부여해야 허태열 의원의 납품단가 조정 신청권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문환 의원은 오늘 회의 구성이 중소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에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허태열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발의안에는 납품단가 조정 신청권만 들어가 있지만 협상권도 필요하다면 의견 수렴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견이 첨예하게 부딛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유용할 경우 3배의 손해배상책임을 묻도록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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