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첫 우리은행장은 누구…김종득·김정기 2파전

임종룡 내정자 “경영 승계 내부선임이 ‘원칙’”
유력주자 박화재, 윈피앤에스 대표 내정되면서
상일 출신 김종득·김정기 양강구도 예상 지배적
박경훈·전상욱 등도 물망 오르며 가능성 불씨
  • 등록 2023-03-14 오후 5:18:29

    수정 2023-03-14 오후 5:18:2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차기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이목이 쏠린다.

임종룡 내정자가 차기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선임하겠다는 인사 원칙을 드러낸 만큼 내부 전·현직 임원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박화재 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이 우리은행 자회사 대표로 내정되면서 업계에선 김종득 전 우리종금 대표와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의 2파전 양강구도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왼쪽부터)김종득 전 우리종금 대표와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
14일 임 내정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차기은행장 인선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라면서 “현재는 내부 선임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원덕 행장이 지난 7일 조직 쇄신을 위해 돌연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조직 혁신을 위해 외부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임 내정자는 외부인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는 그룹 내 조직 안정화를 위한 임 내정자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회장에 이어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장까지 외부 출신으로 채워질 경우 자칫 조직 내 반발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그룹 내 사장급 인사를 비롯해 은행 부행장, 지주사 부사장 등 내부 전·현직 임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그간 우리은행장 자리를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맡았던 관례에 따라 이번엔 상업은행 출신에게 기회가 돌아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원덕 현 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고, 전임 행장이었던 권광석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다만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박화재 전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은 이번 경쟁 레이스에서 빠지게 됐다.

이날 우리은행은 관계사 및 해외법인 대표 인사를 확정하고 박 전 사장을 자회사인 윈피앤에스 대표에 내정했다. 윈피앤에스는 부동산 자산 관리, 가구·인쇄, 정보통신업 등을 하는 회사다. 우리은행 행우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3대 현지 법인 대표도 교체된다. 정석영 전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장은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을, 박종일 전 우리금융 부사장은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을, 우병권 전 우리금융 부사장은 중국우리은행 법인장을 각각 맡게 됐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우리은행 내부에서 확정한 것으로, 임 내정자의 의중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사실상 김종득 전 우리종금 대표와 김정기 전 우리카드 사장의 2파전 구도가 그려졌다는 시각이다.

상업은행 출신인 김 전 대표는 1963년생으로, 우리은행에서 비서실장과 본점영업본부장, 검사실장, 자금시장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등을 거쳤다. 2020년 우리종금 대표로 이동해 경영을 총괄했다. 과거 자본잠식에 빠졌던 우리종금은 김 전 대표 취임 이후 IB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

1962년생인 김 전 사장도 상업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 업무지원그룹 상무,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영업지원 부문장 겸 HR그룹 부문장, 우리금융 사업관리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사장은 2018년 말부터 우리은행 부문장에 임명돼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으며 은행 조직 내 ‘넘버 2’로 꼽혔다. 앞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행장직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경훈 전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와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 CEO로 발탁된 전상욱 전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 등도 물망에 오른다. 임 내정자는 이미 타 계열사 CEO로 추천된 인사도 우리은행장 후보에 오를 수 있냐는 질의에 “이사회와 상의를 해봐야 한다”면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답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임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하면 즉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인선 작업을 거치는 것을 고려하면 최종 선임은 3월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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