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세제개편안 영국과 달라…韓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아냐"(종합)

"세제개편안·예산안, 이미 시장서 평가받은 것"
"법인세 인하, '부자감세'로 보는 것 맞지 않아"
"스태그 진입 아니지만, 내년 성장 둔화 전망"
"레고랜드 사태 정치적 접근 아냐, 필요조치 점검"
  • 등록 2022-10-21 오후 6:24:42

    수정 2022-10-21 오후 6:24:42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가 내놓은 법인세 인하안을 철회할 계획이 없단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법인세 인하 계획을 철회해야 한단 야당의 지적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았다 시장 혼란에 총리직에서 사퇴한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의 사례를 들며, 현재 경제 상황에서 감세안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감세안에 따른 반발 등의 여파에 취임 44일만에 사퇴했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 9월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을 사전 교감이나 재정 전망 없이 던져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에 나섰다. 트러스 총리는 이후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었지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퇴했다.

추 부총리는 그러나 영국의 감세안과 정부의 감세안은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영국은 감세 뿐 아니고 약 200조 가까운 재정 지출 계획을 쏟아내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졌고 그게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 외환시장 영향으로 연결된 것”이라며 “저희들은 영국의 지출 증대, 감세와 프로그램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했을때 벌써 시장에서 평가를 다 받은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오히려 일부 긍정적 평가도 있고 시장 자체는 이것과 관련해 직접 변동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법인세 인하를 ‘부자 감세’로 보는 야당의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구분하는 시각과 법인세 투자 효과,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생각이 다르다”며 “거대 여당의 세제 개편안 반대가 강해 철회해야 진전될 거 아니냐 말하는데 이제 세법 개정안을 낸 상태로 11월 엄밀히 심사하면서 의견 교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선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들어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추 부총리는 “5%대 후반, 6% 안팎의 물가 상승률은 분명히 고물가로 부담이 있는 인플레이션 상태”라며 “현재까지 성장 지표 자체는 경기 부진, 스태그플레이션을 운운할 수 있는 정도의 지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내년에 성장이 훨씬 둔화될 것이고, 특히 내년 상반기는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세는 이달 정점을 지나 향후 하향 안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지금은 물가가 어느 정도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며 “돌발변수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장바구니 물가는 안정돼 갈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도 수준은 높지만 하향 안정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단 낮을 것으로 3%대 후반 전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최근 강원도 지급보증 거부에 따른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ABCP) 부실 사태와 관련해선 시장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시장의 흐름, 금융 거래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안도 아니고 강원지사가 정치적으로 접근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같은 불신은 좋지 않다”며 “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가지 대응책을 1차로 취하고 있는데 또 필요한 조치를 점검해서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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