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금센터 "유로지역 소비 회복, 단시일 내 어렵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유로지역, 소비지출보다 가계 저축률 높아…위축 조짐"
"소비, 내년~내후년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 전망"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저축성향 확대, 빠른 회복 어려워"
  • 등록 2024-08-28 오후 3:41:26

    수정 2024-08-28 오후 3:41:26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해 유로지역 성장세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소비 회복이 더디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저축성향 증가를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소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AFP)
28일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에 따르면 김예슬 국금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유로존 소비 주도 회복 가능성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요 분석기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가계 초과저축과 실질소득 개선, 물가상승률 둔화가 유로지역 소비를 지지하면서 수요 회복을 견인하고 산업 생산이 회복되는 경기 선순환을 기대했다. 유로지역은 2019부터 작년 2분기 중 연간 가처분소득의 12%가량인 약 1조유로 상당의 초과저축이 누적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유로지역은 구매력 개선에도 여전히 소비지출보다 가계 저축률이 높고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저축률은 15.4%로 역대 최고 수준에서 상승세를 지속한 반면, 소매판매 증가율은 서비스 소비에서 재화 소비로 소비패턴 정상화가 실현되지 못하면서 △5월 전월비 0.1% △6월 -0.3%로 위축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요가 높은 부문의 산업활동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흐름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5월 0.9%, 6월 -0.1%로 회복이 더딘 양상이다.

국금센터는 낮은 기대소득으로 예비적 저축이 증가했지만, 소비 지지요인인 가계순자산이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에 편중되면서 비유동자산이 확대되고 소비지출은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불확실성, 고용 악화 우려 등 소득확대 기대감이 낮아 예비적 동기로 가계 저축 성향이 높아지면서 향후 1년간 저축의향이 지난 7월 8.4로 1년 전(3.6)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소득분위별 자산 구성은 작년 4분기 기준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소득 상위 5% 가구에 43.1%가 집중된 반면, 소비성향이 높은 하위 50%는 5.3%에 불과했다.

또한 2022년 이후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계가 부채를 상환해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으로 유동성을 이전했다는 점도 소비지출을 축소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출처=국제금융센터
국금센터는 유로지역 민간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해 내년에서 내후년 사이 팬데믹 이전 증가율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저축성향 확대 등 요인을 고려하면 단시일 내 빠른 소비 회복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로지역 민간소비는 올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돼 2025~2026년에는 팬데믹 이전 평균(1.2%)을 크게 상회하는 연간 1.5~1.6%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면서도 “고금리 장기화가 저축 유인을 제공하고 있어 저축률은 연말께나 점차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 저축성향, 소비 욕구 침체 등으로 소비 증가가 단기내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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