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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위 인사들이 최근 인플레이션 흐름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는 있지만 연준 목표치(2.0%)보다는 훨씬 높다는 점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든,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보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0%를 기록했다. 직전 월인 올해 2월(6.0%)보다 낮아졌지만, 연준 목표치까지 가기에는 멀었다는 평가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5.6% 올랐다. 전월(5.5%)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근원물가는 지난해 9월 6.6% 이후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헤드라인보다 낙폭이 더 작다. “근원물가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월러 이사의 진단이다.
다만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약간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CNBC에 나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전월 대비) 큰 폭 마이너스(-)로 나오고 소매판매 역시 줄어든 것으로 볼 때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 흐름에 있어 긍정적인 진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일부 물가 지표에는 끈적이는 요인이 분명히 있다”며 “연준이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 봤다. 굴스비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으로 볼 때 침체를 겪을 수 있다”며 “약간의 완만한 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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