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자. 국정기획자문위가 핵심정책이라며 선정한 100대 과제를 보면 금융위 차원의 구조조정 방안은 단 하나도 없다.
100대 과제 중 금융위를 주관부처로 한 정책은 모두 3가지.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가계부채 위험 해소’,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 ‘서민 재산형성 및 금융지원 강화’다. 여기에 가계부채 대책은 있을지언정 구조조정 정책은 찾을 수 없다. 새정부 경제정책방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구조조정은 ‘피 묻히는 일’이라 모두 꺼려한다. 일자리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보기 좋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정권 초반 실업자를 양산하고 혈세를 집어삼키는 기업 구조조정이 부각되는 것을 반가워할 이유가 없다.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그만 하고 혁신기업에 자금을 주라는 주문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혁신기업이 피어나려면 경쟁력 없는 잡초 같은 기업을 제때 솎아줘야 한다는 점이다. 잡초가 많은 곳에 제아무리 물을 주더라도 꽃은 피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