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탕' 무색하게 친윤이 장악한 김기현號…安·黃 품을지 촉각

당 사무총장에 이철규 등 총선 대비해 친윤 포진
유승민계 강대식 등 포함됐지만 대통합은 미흡 지적
내달 정책위의장 송언석 등 물망
안 만난 김기현 "수도권 승리 위해 협력"
  • 등록 2023-03-13 오후 4:06:55

    수정 2023-03-13 오후 7:23:58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주요 당직자 인선을 완료하며 출범 닷새 만에 내년 총선을 대비할 정예부대로 김기현호(號)의 진영을 완성했다. 김 대표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 원칙에 따라 경선 준비 과정에서 경쟁했던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일부 인물이 이름을 올렸지만, 대부분 친윤계 인사로 채워져 대통합 취지가 무색했다는 평가다. 특히 극한 네거티브전으로 고소전까지 치달았던 안철수 의원·황교안 전 대표를 끌어안고 내년 총선을 대비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민당정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최고위회의를 열어 당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에 강대식 의원을 임명하기로 의결했다. 강 의원(초선·대구동구을)은 과거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유승민계 인물로 분류된다. 과거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 동구청장에 당선된 바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이지만 구의원, 기초단체장을 모두 경험해 관록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무총장에는 재선인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군)이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당 조직과 예산 등 살림을 총괄하면서 총선 공천 때는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들어가 실무 책임을 맡는 핵심 보직이다.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에는 친윤계 초선인 박성민(울산 중구)·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내년 총선은 정부여당 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현 여소야대를 극복하고 정권 재창출을 완성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꼽힌다. 이에 윤핵관 4인방 중 한 명인 이 의원과 친윤계 대표 초선의원 분류되는 박·배 의원이 일찌감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윗줄 왼쪽부터)13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선된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아랫줄 왼쪽부터)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과 김예령·윤희석·김민수 대변인. (사진=국민의힘)
당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수석대변인엔 강민국(초선·경남 진주을) 의원, 유상범 의원(초선·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군)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엔 김기현 대표의 후보 시절 캠프에서 활동한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김예령 전 윤석열후보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출마를 고심하는 나경원 전 의원의 캠프에서 활동한 김민수 전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당협위원장도 대변인에 합류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김 대표가 일찍이 낙점한 구자근 의원이 임명됐다.

이외에도 아직 임명을 고심 중인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은 박수영(초선) 의원이나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 등 친윤계 인사들이 거론된다.

또 하나 관심사는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원회 의장이다. 다만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만큼 다음 달 초나 늦어도 중하순께 주호영 원내대표 후임으로 뽑히는 차기 원내대표가 정해진 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비교적 계파 색채가 옅고 당내 정책통으로 불리는 재선의 송언석·정점식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 대표는 앞선 전당대회 경선에서 경쟁했던 중도확장 안철수, 정통보수 황교안, 개혁 소장 천하람 후보들을 포용해 총선 필승 카드로 활용하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안 후보와 면담을 갖고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총선 압승을 위해 중도 외연 확장성과 수도권 승리 카드인 안 후보와 협력하기로 했다”며 “과학기술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역할을 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이번 전대는 100% 당심으로 진행돼 민심과는 동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어 우리 당도 여당으로도 민심에 맞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아직) 특위에 대해서는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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