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앞. 중국인 유학생 왕웨이(23·가명)씨는 초콜릿이 진열된 판매대를 바라보며 선뜻 제품을 구매하지 못했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3㎝ 정도의 원형 크기 초콜릿 16개가 담긴 제품의 가격이 2만원이 넘어서다. “한국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챙기는 문화가 있어 친구들과 나눠 먹으려 사려고 했다”는 왕씨는 결국 초콜릿 8개가 담긴 1만원 짜리 작은 상자 만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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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오전 서대문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2)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씨는 남자친구에게 줄 초콜릿을 고르고 있었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박씨는 “생각보다 가격이 있어서 어떻게 사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좀 더 알아보고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고거래에서 보다 싼값의 초콜릿을 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고등학생 황모(18)군은 지난 주말 중고거래를 통해 1만원 짜리 초콜릿 한 박스를 6500원에 샀다. 한 달 용돈이 10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초콜릿 하나를 구매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워서다. 황군은 “혹시나 중고거래에 저렴한 가격에 나와 있을까 하는 마음에 알아봤다”면서 “그냥 사기엔 가격이 너무 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저렴한 가격의 초코케익 기프티콘 등을 판매한다는 게시 글도 이어졌다.
초콜릿 가격이 오르는 데는 원재료인 설탕 등의 가격 상승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설탕 지수는 146.77(2020=10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설탕 지수인 130.63과 비교해 12.4% 증가한 수치다. 설탕 지수는 2021년 101.85를 시작으로 2022년 114.45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설탕 가격에 연동해 있는 초콜릿 지수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 초콜릿 지수는 126.36(2020=100)으로 지난해 122.26과 견줘 0.08% 소폭 증가했다. 2021년 99.6이었던 초콜릿 지수는 2022년 105.62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엔 15.8%로 대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