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총선을 70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한 현역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66명으로 국민의힘 19명 보다 훨씬 많다. ‘신당’ 변수로 탈당 이슈가 있는 민주당과 ‘물갈이론’이 뜬 국민의힘의 상황으로 인한 온도차라는 분석이 나온다.
| 21대 현역 의원 중 22대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의원 수. (그래픽=김혜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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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이데일리가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예비 후보 명단 1360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역 의원은 86명(3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중 민주당 소속 의원은 66명(164석 중 40.24%)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19명의 현역 의원(113석 중 16.81%)이 예비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정의당은 1명의 현역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이 같은 현상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천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일찌감치 당내에서 ‘물갈이론’을 띄우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분열된 야권으로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공천을 최대한 조심스럽게 운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지난해 혁신위원회 때부터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나왔고 현역 의원에 상당히 불리하고 가혹한 공천 룰을 적용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현역 의원 컷오프가 가시화되면 절반 정도인 65명은 공천을 못 받을 수 있다. 그 중 3분의 1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상황이 국민의힘과 다른 점을 들었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에서는 3선 이상 중진에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목소리가 있다. 지역구에 예비후보를 등록하는 순간 ‘찍힌다’고 생각해 자제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소위 ‘찍을 사람’이 없다. 바로 그 차이로 예비후보 등록이 갈린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공관위에서 3선 이상이라든지 소위 말해 올드보이, 586 이런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감점을 준다든지는 전혀 없다”며 현역 의원들이 ‘자발적 용퇴’를 주문했다. 그러나 임 공관위원장의 기자회견 다음날인 22일 하루에만 민주당 현역 의원 8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자발적으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 공관위 일정에 맞춰 의원들이 예비후보에 등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1월 중순에 예비후보자들의 적격·부적격 심사 발표를 하기 시작했는데, 적격 판정을 받은 의원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이라며 “경선 경쟁이 없다면 예비후보 등록을 더 여유롭게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법상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지지자들에 문자를 보내거나 현수막을 만드는 등 홍보활동을 할 수 있다. 23일부터 당내 후보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그 전날인 22일에 예비후보 등록을 많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