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낳은 그늘…헐리우드 영화 불법 복제 기승

온라인 개봉 후 수시간 만에 불법 복제물 유통
과거와 달리 원본 수준 고품질 영상
봉쇄조치 등으로 수요↑…온라인 첫 상영도 원인
  • 등록 2021-08-25 오후 3:25:49

    수정 2021-08-25 오후 9:15:04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헐리우드 영화 불법 복제물, 일명 ‘해적판’ 영화 유통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며 콘텐츠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다양한 가택 활동의 어두운 이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더 수이사이드 스쿼드(The Suicide Squad), 고질라 대 킹콩(Godzilla vs Kong), 정글 크루즈(Jungle Cruise), 블랙 위도우(Black Widow) 등 올해 많은 인기를 누렸던 영화들이 개봉한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파이럿 베이(Pirate Bay), 라임 토런츠(LimeTorrents) 등의 사이트에서는 불법 복제물이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불법 복제 활동 모니터링 사이트 토렌트프리크에 따르면 7월 9일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3주 연속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된 제품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의 불법 복제물이 이전과 달리 수시간 만에 유통이 시작되는데다 품질도 원본과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고화질이라는 점이다. 과거 고품질 DVD 영상은 영화 개봉 후 수개월이 지나야 유통됐고, 조기에 불법 복제된 경우 대부분이 휴대폰으로 극장에서 직접 상영하고 있는 영화를 촬영한 저품질 콘텐츠였다.

이처럼 고품질 불법 콘텐츠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한 것은 워너브라더스, HBO맥스,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개봉이 다수 이뤄진 영향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파이럿 베이에서 불법 복제된 영화 20편 중 12편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작품으로 확인됐다. 이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유통된 영화는 더 수이사이드 스쿼드였다.

전문가들은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새로 채택한 디지털 배포 전략이 전체 불법 복제 콘텐츠 범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추적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데이터에선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법 콘텐츠 증가를 촉발한 것으로 나타난다.

헐리우드 스튜디오 등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미디어 옹호단체 ‘창의성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연합’에 따르면, 봉쇄조치가 내려진 이후 불법 영화 및 TV쇼를 호스팅한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지난해 1370억회를 넘어섰다.

불법 복제물 데이터 조사업체 무소의 앤디 채털리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3월 봉쇄 조치가 시작됐을 때, 아이들이 집에 머물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불법 콘텐츠의) 거대한 증가세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수익에도 악영향을 끼쳐 신규 콘텐츠 양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극장용 영화배급 플랫폼업체인 아이맥스의 리치 겔폰드 CEO는 “불법 복제물의 증가와 이에 따른 제작사들의 수익 감소는 헐리우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훌륭한 콘텐츠의 제작·배포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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