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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 들어 글로벌 대형 게임 지식재산(IP)들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지난 2일 일본의 캡콤은 글로벌 대표 격투게임 시리즈 ‘스트리트 파이터6’를 선보였고, 지난 6일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자사 대표 IP ‘디아블로’의 최신작 ‘디아블로4’를 11년 만에 출시했다. 지난달 말엔 닌텐도의 역사 깊은 시리즈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콘솔게임 오프라인 매장이 밀집한 서울의 국제전자상가에도 이같은 해외 유명 콘솔 게임을 구매하기 위한 이용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인 지난 10일 국제전자상가 게임 매장을 방문해보니 실제 ‘디아블로4’와 ‘스트리트 파이터6’ 타이틀을 쌓아놓고 판매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전자상가의 한 매장 관계자는 “한 해에 많은 콘솔게임들이 나오지만 최근 연이어 나온 타이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대작들이어서 더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며 “이번 주말에 많은 방문을 예상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오는 22일에도 일본의 RPG 명가 스퀘어 에닉스가 ‘파이널 판타지16’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콘솔 시장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스퀘어 에닉스는 12일 체험판까지 배포하며 게임 이용자 사로잡기에 나선다. 이에 콘솔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선 “6월엔 지갑이 거덜나게 생겼다”며 기분 좋은 불평을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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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콘솔 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콘솔 도전’을 외쳤던 국내 게임 업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해왔던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콘솔게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지난해 말 크래프톤(259960)이 자사 스튜디오가 개발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선보였지만 흥행엔 성공하지 못했다.
때문에 국내 게임 업계에선 올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독일의 권위있는 게임 시상식인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달성한 네오위즈(095660)의 ‘P의 거짓’이 선봉에 서 있다. 오는 9월19일 출시되는 이 게임은 ‘소울라이크’(일본 다크소울과 비슷한 장르)를 표방한 액션 RPG로, 그래픽부터 최적화까지 공을 들였다. 최근 체험판도 배포했는데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콘솔게임 커뮤니티인 루리앱의 ‘P의 거짓’ 게시판에 이용자들이 매긴 평점도 평균 10점(만점)을 기록 중이다.
기존 소울게임을 따라했다는 비판은 있지만, 다양한 특화 요소로 차별화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해외 게임매거진 ‘게임 랜트’는 “‘P의 거짓’은 지난 8년간 ‘블러드본’(일본 프롬소프트 게임)이 남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소울라이크 게임이란 걸 보여준다”며 “체험판만 보면 올해 출시될 정식 게임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시프트업이 개발 중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 독점작 ‘스텔라 블레이드’도 기대작 중 하나다. ‘니케:승리의 여신’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시프트업이 콘솔 시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소니가 직접 유통을 담당한다. 국내 게임 중 최초의 PS5 독점작이란 타이틀도 얻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은 국내 게임사들 중 콘솔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곳은 없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는 행보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비교적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BM)을 구축한 모바일·PC 시장에서 벗어나 게임성 하나로 승부를 봐야 하는 콘솔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게임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P의 거짓’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이후 나올 K-콘솔게임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