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상반기 2조원에 육박하는 암호화폐가 해커들에 의해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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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CNBC가 블록체인 조사업체 TRM랩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24일까지 총 13억 8000만달러(약 1조 9100억원)어치의 암호화폐가 해킹 등을 통해 도난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억 5700만달러(약 9082억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89% 폭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TRM랩스는 “올 상반기 해커들의 공격 횟수나 규모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업계 보안 측면에서도 도난당한 금액이 늘어날 만한 펀더멘털적인 변화는 없었다”며 “암화화폐 가격이 평균적으로 높아진 것이 도난당한 전체 암호화폐 금액이 늘어난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암호화폐, 즉 가격이 크게 오른 암호화폐에 대한 해킹이 도난당한 전체 금액의 70%를 차지했다.
올해 발생한 최대 규모 암호화폐 강도 사건은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 DMM비트코인에서 4502.9개의 비트코인이 탈취당한 일이다. 약 482억엔(약 4142억원), 미화로는 3억달러 규모다.
이 사건을 비롯한 대다수 도난 사건에서 해커는 훔친 개인 키 또는 주소 포이즈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소 포이즈닝은 공격자·사기꾼이 사용자 또는 수신자의 주소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지갑에서 소량의 암호화폐를 보낸 뒤, 피해자가 사기꾼의 가짜 지갑(주소)으로 암호화폐를 보내도록 속이는 범죄 수법이다.
복잡하게 암호화된 주소는 기억하기 어렵고 실수 없이 직접 입력하기도 어려워 성급함 또는 부주의를 이용해 피해자를 쉽게 속일 수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