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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부인이자, 한때 ‘천재소녀’로 불렸던 윤송이 엔씨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가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엔씨 사장으로서가 아닌, 비영리 공익재단 NC문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다. 윤송이 이사장이 이끄는 NC문화재단은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윤 이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NC문화재단 ‘프로젝토리’(창의적 교육 공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엔씨가 더 체계적인 사회적책임 활동을 위해 2012년 설립한 NC문화재단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며 “우리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재단의 프로그램을 더 확산시키는 방법을 고민해나가겠다”고 밝혔다.
NC문화재단은 사회적 책임 활동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재단인만큼 수익과 상관없는 다양한 교육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날 행사를 개최한 장소 프로젝토리다. 프로젝토리는 NC문화재단이 2018년부터 준비해 온 일종의 ‘청소년 창의교육공간’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펼치는 실험실’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NC문화재단은 2018년부터 3년간 500억원을 사회공헌에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윤 이사장은 “게임회사 엔씨의 철학과 경험이 모두 녹여진 곳이 바로 프로젝토리”라며 “창의성 교육 등을 비교적 접하기 힘든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이곳을 통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젝토리야 말로 NC문화재단의 첫 걸음이나 마찬가지”라며 “그간 효율성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사고를 심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이사장은 NC문화재단 10년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으로 2016년 진행했던 미국 MIT 대학교, 한국 소년의집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꼽았다.
그는 “MIT 학부생들이 겨울방학 동안 해외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재단이 파트너십을 맺어 소년의집과 연결시켜줬다”며 “그동안 소년의집 학생들은 꿈보다 직업훈련 등 현실만 쫓았는데, MIT 학생들과 만나면서 꿈을 갖기 시작하더라. 감동이었다”고 회상했다.
윤 이사장은 거듭 창의성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설파했다. 특정 천재들의 업적에만 집중됐던 창의성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아동부터 성인까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상적 창의성’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상적 창의성을 키우고자 하는 것은 윤 이사장이 프로젝토리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1975년생인 윤 이사장은 KAIST 전기공학과를 졸업 후 미국 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땄다. 한때 ‘천재소녀’로 불리며 유명세를 떨쳤고, SK텔레콤에서도 최연소 임원(상무, 전무) 등을 거쳐 엔씨의 부사장 및 CSO로 취임한 바 있다. 2004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뽑혔고, 2006년 세계경제포럼에선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엔씨 CSO 겸 엔씨웨스트 CEO를 맡고 있다. 김택진 엔씨 대표와는 2007년 결혼했다.
한편, NC문화재단은 이날 10주년을 기념해 프로젝토리에서 ‘넥스트 크리에이티비티 컨퍼런스’(미래 창의성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수전 워치츠키의 어머니인 교육학자 에스더 워치츠키가 화상으로 참여했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 폴김 교수 등도 창의와 혁신에 대해 강연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도 얼굴을 비춰 눈길을 끌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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