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에 애타는 투자자들..카카오 투자사 업비트도 신규계좌 안 돼

정부는 1월 30일부터 허용한다고 했지만..
카카오 관계사 1위 업비트도 신규계좌 안 풀려
속타는 업비트..신중한 IBK기업은행
투자자 불만 커져..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심사로 안전성 확보할 것
  • 등록 2018-03-12 오후 2:15:16

    수정 2018-03-13 오전 11:09:32

[이데일리 김현아 유현욱 기자] 정부가 1월 30일부터 암호화폐 계좌 실명제와 함께 신규 가입계좌 금지 제재도 풀었지만, 여전히 신규 계좌 발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신규 고객을 받을 것인지를 은행에 맡기면서 벌어진 일이다. 코인판 등 커뮤니티에는 기존 회원 외에 신규회원은 입금계좌 인증 자체가 안 된다는 호소 글들이 여럿 올라와 있다.

▲코인판에 올라온 암호화폐 투자자글(출처: 코인판)
카카오 관계사 1위 업비트도 신규계좌 안 풀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앱 사용자 순위 1위를 기록 중인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거래소가 정부 발표 이후 1달 반이 지나도록 신규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고 있다.

주거래 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신규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카카오가 투자한 두나무(대표 이석우)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다.

업비트 관계자는 “기존 가상계좌 고객은 실명인증을 하면 계좌를 열 수 있지만 신규는 열리지 않는다”며 “고객은 우리 책임인 줄 알고 ‘배부르냐’, ‘문제가 있느냐’ 등 원성이 자자하다. 속히 신규 계좌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거래 은행인 기업은행의 신규 계좌 개설 여부가 관건”이라며 “다른 은행들은 기업은행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속 타는 업비트와 달리, IBK기업은행은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에는 관심이 없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신규계좌를 안 튼 건 기존 거래 고객 편의를 우선해 내린 결정”이라며 “실명제를 도입한 정부 취지는 기존 고객들이 더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이지 더 많은 사람들이 하도록 하는 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업비트는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플레이어여서 (2월초) 신규계좌를 튼 농협보다 기업은행이 틀 경우 충격이 커서 결단하는데 어려움이 더 크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재산 및 거래행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1월 30일부터 신규 발급을 허용하면서 취한 애매모호한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신규 발급을 허용하면서도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가 시행되는 가운데 신규 고객을 받을 것인지 여부는 은행들의 자율적인 판단”이라며 “다만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서 신규 가입계좌가 개설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2위 이하 서비스들과 시간이 갈수록 더 큰 간격으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와이즈앱 조사 결과 2월 첫주 주간 사용자수 부문에서 1위 업비트가 2위 대비 44.7%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응해 업계는 자율규제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비트 , 빗썸, 코빗 등 25개 거래소 등이 참여하는 (사)한국블록체인협회(협희장 진대제)는 자율규제심의를 3월로 앞당길 예정이다.

블록체인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거래소에서 신규계좌 발급이 안 되고 있다”며 “정부와 은행권이 여전히 조심스러우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자율규제심사 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3월 안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율규제위원회는 총 7인으로 구성되는데 전체 거래소 회원사 대표 1인만 참여하고 나머지는 학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전문가, 회계와 재무 및 법률 전문가 등 외부인사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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