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베트남)=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불량률 0.0125%. 1만 벌의 옷을 생산하면 단 1벌 정도만 흠집이 발견되는 곳.
한세실업(105630)의 베트남 생산기지 얘기다. 2001년 베트남에 진출해 차근차근 법인을 늘린 한세실업은 이제 한국업체 중 베트남 최대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 가운데서도 한세실업의 전체 베트남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띠엔장(TG)법인, C&T법인을 차례로 찾았다.
| 한세실업의 베트남 TG법인의 한 공장 내부(사진=한세실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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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호찌민시에서 차로 한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TG법인은 축구장 51개 넓이(11만평)에 연구개발(R&D)동을 포함해 총 12개 공장이 들어선 곳이다. 현지 직원 4200여명이 근무하며 한해 4500만장을 생산한다.
먼저 둘러본 8공장은 미국에 수출하는 A브랜드의 주문자위탁생산(OEM)을 전담하는 곳이었다. 주로 현장 노동자 작업복을 생산해 무겁고 두꺼운 원단을 다뤘다. 이 때문에 공원들의 노동강도가 셀 수 있지만, 한세실업은 ‘자동화 기술’로 노동강도를 낮추고 생산력을 높였다.
공장에선 최대하중 600kg인 무인운반기계(AGV)가 원단을 나르면, 30kg에 가까운 원단 한 장씩 자동리프팅기계가 들어올렸다. 가로 70cm, 세로 50m에 달하는 원단은 다시금 기계로 넓다랗고 반듯하게 펴졌다.
AGV는 물류업체 등에도 이미 도입된 기계지만 자동리프팅기계는 한세실업에서 자체설계해 제작을 맡겨 이달 도입한 것이다. 한세실업 TG법인 관계자는 “옷감이 무겁다보니 들고 나르는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들었다”며 “자동화 도입 후 생산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동재단기를 거친 옷감은 행거라인을 타고 공정 순서에 따라 공원들에 착착 전달됐다. 역시 옷감을 직접 들고 나를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분업의 효율화’가 이뤄졌다. 의류제조의 특성상 아직은 근로방식이 노동집약적일 수밖에 없지만 자동 패턴 미싱, 자동 라벨 준비기, 자동 폴딩기 등이 속도감 있는 대량생산을 가능케 했다.
| 한세실업 베트남 TG법인의 헹거라인(사진=김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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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 내부 시스템인 햄스(HAMS)는 원부자재 입고부터 재단-봉제-완성-출고까지 각 공정의 생산현황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공원들 개개인이 개인정보단말기(PDA)를 갖고 있어 몇 장을 생산하고, 몇 장이 불량이 나는지 등 디테일한 정보를 수집한다”며 “업계에서 압도적으로 선도하는 자동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품질 관리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B브랜드를 생산하는 1공장에선 햄스를 활용해 품질 관리·검수에 초점을 맞춰, 불량률을 0.0125%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 한세실업 C&T법인의 공장 내부 모습(사진=한세실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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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찾은 C&T법인은 호찌민에서 두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원단 염색 및 워싱 전문 회사다. 올해에만 약 1600만㎏에 이르는 원단을 염색한 이 공장의 특징은 ‘친환경’이다. 원단공장은 에너지와 물 사용량이 상당한데, 에너지와 생산비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친환경 설비 도입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건 빗물을 산업용으로 재사용하는 빗물 저장 시스템이다. 또한 폐수 재활용 기기를 통해 이미 사용한 용수의 30%를 재활용한다. C&T법인 관계자는 “최첨단 설비인 친환경염색기를 최근 들여서 사용해보니 용수절약, 전기료 절감, 염색시간 절감 등이 상당히 이뤄졌다”고 했다. C&T법인 측은 친환경 설비가 강화된 3공장도 조만간 새로 가동해 2027년엔 탄소배출 60% 절감, 용수사용 50% 절감, 전기사용 15% 절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TG법인과 C&T법인 등에서 공장들을 둘러보면 공원들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회사 측의 노력도 눈에 띈다. 공장들 옆에는 수천 명에 달하는 공원들의 끼니를 책임질 식당, 태양과 비를 피할 가림막이 있는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이 넓게 조성돼 있다. 공원들이 일할 때 착용하는 마스크는 한세실업이 코로나19 이후에도 무료로 제공 중인 것들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가능한 쾌적한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장 내부 온도를 낮추는 조치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