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글로비스(086280)는 개장하자마자 가격제한폭인 25만5000원으로 급전직하한 뒤 이 가격에서 탈출시도 한번 못 해보고 하한가로 마감했다. 전일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11.55% 급등했고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은 1~2% 상승했다.
그동안 유력했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시나리오는 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후 투자회사와 글로비스를 합병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비스 가치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고,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모비스 주가는 누를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한동안 증시에 글로비스를 사고 모비스를 파는 전략이 우세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 정몽구 회장 부자가 글로비스 지분매각을 시도하면서 합병 시나리오 가능성이 낮아졌고, 이로 인해 그동안 현대모비스 발목을 잡아왔던 디스카운트 요인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분매각 무산으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아예 다시 쓸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글로비스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글로비스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아직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정의선 부회장이 글로비스 지분을 많이 갖고 있고 실적도 나쁘지 않아 어느 정도 조정을 거치고 나면 반등할 것”으로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이번 블록딜 시도로 글로비스 주식 대신 현금을 받고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모비스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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