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공지능(AI)이 미래 서비스의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ICT 기업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규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에 나서 관심이다.
AI가 인터넷 관문국으로 통했던 포털 검색을 대체할 뿐아니라 자율주행차·스마트 에너지 관리 같은 제조업과 ICT 융합에 핵심 화두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휴렛패커드(HP)와 구글에서 근무한 바 있는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부교수를,
카카오(035720)는 조규진 서울대 인간중심로봇 기술연구센터장(서울대 공대 부교수)을,
네이버(035420)는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부교수(SK텔레콤 사외이사 후보) |
|
안정호 교수는 1978년 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학사,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석·박사를 마쳤다. 컴퓨터구조학, 인텔리전트 인프라, 빅데이터 등 융합과학 분야 전문가다. 2014년 SK하이닉스 산학연구과제 우수발명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정재영 성대 명예교수(전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 후임으로 SK텔레콤 사외이사가 된다. SK텔레콤 측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환경 변화 대응에 있어 최적임자로 평가돼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교수가 주총에서 선임되면 SK텔레콤 사외이사는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재훈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전 지경부 2차관), 안재현 KAIST 경영대학 대외부학장(전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 등 4명으로 구성된다.
| 조규진 서울대인간중심로봇 기술연구센터장(카카오사외이사 후보) |
|
카카오 사외 이사 후보가 된 조규진 서울대 공대 부교수는 2014년 소프트로봇과 생체모사로봇 설계 분야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로봇학회 젊은연구자상(IEEE RAS Early Career)’을 받았다. 2015년 서울공대 최초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소금쟁이 로봇’을 개발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2016년 4월에는 이탈리아 리보르노에서 개최된 ‘제1회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RoboSoft Grand Challenge) 세계 대회’에서 우승했다.
조 교수가 선임되면 카카오 사외이사는 조민식 전 삼정 KPMG 본부장, 최재홍 원주대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피아오얀리 텐센트 부사장 등 4명으로 구성된다.
네이버는 ‘벤처 1세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함과 동시에 변 회장을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한다. 변 회장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박사 출신으로 디지털 셋톱박스와 자동차 전장사업으로 휴맥스를 매출 1조원 규모로 키웠다.
등기 이사직만 유지한 채 유럽 사업에 전념하는 이해진 의장 대신 AI·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네이버 이사회 이사장 후보) |
|
정관도 바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현재 시점의 이윤추구가 아니라 고객·구성원·주주·사회와의 ‘통섭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추세다. AI가 불러 올 사회 전반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KT는 스마트 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사업 및 발전업’을 ‘신·재생에너지사업, 발전업 및 전기설계업’으로 바꾼다.
SK텔레콤은 올해 정관의 전문을 ‘사회적 가치 창출’, ‘이해관계자간 행복의 조화와 균형’ 등으로 바꾸면서, 임직원 1인에게 부여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 한도 역시 발행주식총수의 5000분의 1에서 100분의 1로 늘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윤추구가 기업의 근본 가치는 맞지만 나아가 사회 전반의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