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한 내항 상상플랫폼이 공적 공간 활용 축소로 ‘반쪽짜리 사업’이 됐다는 시민단체의 비판이 일고 있다.
|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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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민간업체의 상상플랫폼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는 시점을 고려해 5월 운영을 개시할 계획이다. 애초 상상플랫폼(옛 폐곡물창고)은 사적 공간(1만6900㎡, 71.1%)을 민간 대부운영사에 맡겨 임대사업과 리모델링 공사를 하게 하고 공적 공간(7100㎡, 28.9%)에서는 인천시가 공방 12개, 소공연장 1개를 운영하려고 했다.
그러나 공방은 2021년 9월, 12월 2차례 공모 결과 6개만 선정됐고 2022년 사적 공간 리모델링 공사 중단에 따른 개장 연기로 현재 2개 공방(한지공예·점토공예)만 입주하기로 했다. 소공연장은 참여자 부족으로 공모가 무산됐다.
대부운영사인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하 무영)은 사적 공간을 리모델링한 뒤 문화·예술 업체 등에 공간을 임대하려고 했으나 사업비 부족으로 2022년 3월 공정률 82%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자 시는 무영과의 협약을 해지하고 시비 500여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리모델링을 준공했다.
시는 상상플랫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지난해 7월 해당 건물·토지를 인천관광공사에 출자했고 관광공사가 임대사업을 하게 됐다. 공사는 공방 2개를 입주시키고 남은 공적 공간을 공사 사옥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사적 공간에는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체험장(1~2층)과 식음료점(3~4층), 인천시교육청 AI교육센터(3층 일부)가 들어선다. 관광공사 사옥은 오는 3월 연수구 송도에서 중구 내항 상상플랫폼으로 이전한다. 이러면 공적 공간의 대부분을 문화시설 대신 사무실로 꾸며 관광공사 직원들이 이용하게 된다.
|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전경. 파란색 선 부근이 사적 공간이고 노란색 선 부근이 공적 공간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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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인천시와 공사가 상상플랫폼 운영 방식을 일방적으로 바꿔 사업 취지가 퇴색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관계자는 “인천시는 2020년 시민참여단을 구성해 상상플랫폼 운영 방식을 논의했지만 시민단체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공방 업체를 공모하고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묻지 않고 관광공사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상플랫폼은 인천시 산하기관 사옥으로 쓰려고 혈세 수 백억원을 투입한 것이 아니다”며 “시와 공사가 공간 운영 계획을 바꿔 애초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려고 한 목적 실현이 어렵게 됐다.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 관계자는 “상상플랫폼 리모델링 사업을 대부운영사에 맡기려고 임대사업 위주로 사적 공간을 구성했지만 리모델링 공사 중단에 따라 시비를 투입해 계획을 수정했다”며 “인천시가 공적 공간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상상플랫폼을 관광공사에 출자하면서 운영주체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 사옥 이전과 입점 업체 구성은 공사가 결정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사측은 “사옥 이전은 시가 제안했다”며 “인천시의 제물포르네상스 활성화를 위해 공사 사옥을 송도에서 중구로 이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